가계 고정금리 대출, 15개월 만 변동금리 추월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6/09/20 [09:05]

가계 고정금리 대출, 15개월 만 변동금리 추월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9/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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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정시현기자]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15개월 만에 변동금리를 추월했다.

20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고정 및 특정 금리연동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7월 현재 고정금리 비중은 50.3%로 집계됐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수신금리 등 특정 금리연동) 대출 비중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2001년 9월 이후 이번이 4번째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01년 10월 50.7%를 기록한 이후 11년여 만인 2012년 11월 50.5%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후 2년여 만인 2015년 3월 55.1%로 상승했고, 2015년 4월 73.4%로 정점을 찍은 뒤 1년 3개월간 줄곧 30~40%대 수준에서 맴돌았다.

반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2009년 1월 95.1%로 정점을 찍은 이래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올 1~6월 51~56% 수준으로 과반을 유지하다 7월 5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변동금리 중 정기예금 1년물 등을 기준으로 하는 수신금리 연동 대출의 경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월 32.7%에서 2월 33.2%로 상승했다가 3~6월 31~32%대를 맴돌다 6월 29.1%, 7월에는 24.2%로 뚝 떨어졌다. 은행 내부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프라임레이트 연동 대출의 비중 역시 1.8%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대출금리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이에 따른 리스크 부담을 미리 줄이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통상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이자 부담이 적은 변동금리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기 마련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31%로 사상 최저치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만기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이자 변동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최근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변동금리 대출보다 금리 수준이 높기 때문에 선호도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리스크가 부각되자, 고정금리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비중이 변동금리를 추월한 것은 더 이상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 상승을 예상하는 대출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리스크 완화를 위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방침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권고에 따라 은행들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잔액기준)을 2017년 말까지 40%대로 확대해야 한다. 잔액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7월 현재 32.4%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가계부채와 미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시중은행들에 고정금리를 확대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대출창구에서 변동금리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하고 고정금리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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