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일하지 말자"는 주장은 왜 나왔나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4/09/23 [07:07]

[사설] "통일하지 말자"는 주장은 왜 나왔나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4/09/23 [07:07]

DMZ. 사진=REUTER

남한 내 좌익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움직인다는 사실을 대놓고 보여준 사건이 1945년 12월 모스크바 3국 외상 회의에서 5년간 미 · 영 · 중 · 소 4개국이 신탁 통치한다’는 결정이 나왔을 때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서는 신탁 통치 반대 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남북한 모두 신탁 통치를 반대하면서 외세에 의한 간섭을 악으로 몰아갔다. 국민들은 '또 다른 형태의 식민통치'라고 주장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뤘다. 이 혼란 속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전개과정이 있었으나 신탁통치를 극렬히 반대하던 북한이 갑자기 찬성하는 쪽으로 돌변했다. 북한의 태도변화는 소련의 지령 때문이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후 남한 내 좌익세력들도 찬탁으로 돌아섰고 '소련의 지령에 놀아난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받았다.

남한 내 주사파 등 좌익세력이나 일부 운동권 등은 그동안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여 왔다. 북한의 한민전(한국민족민주전선)은 사실상 운동권 세력의 지도탑이었다. 1991년 남북 유엔 가입 당시에도 북한은 이를 ‘반통일 정책’이라며 단일 의석 가입을 주장하다가 입장을 바꿨다. 그러자 남한 내 세력들도 바로 돌변했다.

지난해 말 김정은이 ‘적대적 2국가 선언’을 하고 대남기구를 폐지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통일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활동해 오던 범민련 남측본부가 해체선언을 하더니 한국자주화운동연합'(가칭)를 결성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자주통일평화연대'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이상해졌다. 이들의 주장에서 통일은 빠지거나 줄고 평화 공존, 자주, 반제국주의가 강조됐다고 한다.

통일지상주의자인 줄 알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9·19 평양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통일하지 말자”며 ‘남북 2국가론’를 제기했다.

친북 주사파의 통일은 북한이 주장하는 고려연방제 통일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반통일론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면 이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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