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휘청인 비트코인, '업토버' 멀어지나

비트코인, 안전자산 정체성 흔들

최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24/10/04 [13:49]

중동 위기에 휘청인 비트코인, '업토버' 멀어지나

비트코인, 안전자산 정체성 흔들

최민경 기자 | 입력 : 2024/10/04 [13:49]

사진=pixabay


[
이코노믹포스트=최민경 기자] 회복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이 중동 전쟁 위기감에 휘청였다. '디지털 금'이란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10월 강세장을 뜻하는 업토버(Uptober, up+october)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중동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4% 넘게 급락했다. 지난 주말 회복세로 87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8000만원대까지 밀려난 것이다.

반면에 비트코인과 함께 언급되는 자산인 금은 급등했다. 전날 세계 최대 금선물 거래소인 미국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되는 금선물은 한때 온스당 2680.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금선물은 지난달 26일 사상 최고가 2708달러를 기록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실물 금과 엇갈린 행보를 보인 것은 안전자산에 대한 논쟁 탓이다. 중동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통상 전쟁과 테러, 대규모 자연재채 등 예측 불가능한 위기에서 투자자들은 금,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진다.

잭 팬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총괄은 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으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금과 미국 국채 같은 전통 자산에 의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중앙은행과 정부의 준비자산으로 채택된다면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만, 국채나 금에 비해 갈 길은 여전히 멀다"고 지적했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으며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제한된 공급량과 국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점에서다.

로버트 미치닉 블랙록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파괴적인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는 안전자산 도피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했다"며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제한돼 있고 국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으며 전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는 비트코인을 금, S&P 500 지수 등과 다르게 반응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남은 하반기 호재들이 업토버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역사적 강세장인 4분기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와 대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 승인 등이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K33 리서치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전환은 이미 추진력을 얻었다. 또 유동성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글로벌 시장 활동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4분기 이후 가상자산 시장 특히 비트코인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P

 

cmk@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최민경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