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풍선효과에"···은행권 주담대는 큰폭 '둔화'시중은행 가계대출 +3.9조…9월(+5.6조)보다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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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이지현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7개월 연속 상승에도 증가 폭은 크게 꺽였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에 수도권 주택 거래가 감소한데 다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리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영향이다.
11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39조5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3조9000억원 늘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8월(+9조2000억원)과 9월(+5조6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7109억원)까지 감소했지만 4월(+2조3000억원) 상승 전환한 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등을 앞둔 8월 폭등한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900조3000억원으로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달동안 3조6000억원 늘며 은행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3월(+2조3000억원) 이후 20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증가 폭은 8월(+8조2000억원)과 9월(+6조1000억원)보다 크게 낮다. 한은 측은 우선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과 수도권 주택 거래 감소 등에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정부는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시행했고, 은행들도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7월 4만8000가구에서 9월에는 3만 가구로 줄었다. 같은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2만7000가구에서 1만2000가구로 쪼그라들었다.
전세 거래량은 4만6000가구에서 3만8000가구로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입주물량도 9000가구에서 3000가구로 줄었고, 분양물량은 2만2000가구에서 1만8000가구로 축소됐다.
대출 수요가 2금융으로 넘어가는 '풍선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약 6조원으로 9월 가계대출 증가 폭(5조2000억원)보다 1조 원 가량 증가했다. 새마을 금고 등 2금융의 집단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은행권의 대출 문턱을 높이자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면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10월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새마을금고와 농협을 대상으로 현장점검 일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은행권은 상당히 많이 줄었지만 비은행권은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이동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미 체결된 주택 거래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필요성을 고려하면 대출이 용이한 업권으로 대출 수요 이동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8조1000억원 늘며 132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중에는 8조1000억원 늘며 전달(4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대기업은 2조9000억원, 중소기업은 5조3000억원 늘었다.
박 차장은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되면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고, 중소기업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와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등에 증가 폭이 늘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은 6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관들의 양호한 투자수요, 일부 기업의 시설자금 수요 등에 기인한다. CP·단기사채는 일부 공기업을 중심으로 1조5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박 차장은 "정부의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 이후 수도권 주택 가격도 상승세가 둔화됐고, 거래량도 감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계속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가계대출이 다소 증가 폭이 확대되긴 했지만, 일시적인 반등으로 예상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2금융권으로 가는 일부 수요 이동도 있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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