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 기자]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려는 순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일제히 본회의장을 나가는 상황이 펼쳐졌다. 탄핵 찬성과 표결 의사를 밝힌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이 모두 퇴장하자 야당 의원들은 물론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있던 약 100만명의 시민들도 모두 비통에 잠겼다. 탄핵안을 발표하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 외치며 표결 동참을 외쳤고 야당 의원들도 모두 일어나 이들의 이름을 외쳤다. 이후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지만 끝내 105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투표불성립'으로 탄핵안은 폐기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표결에 참여하려는 의원들을 '의원총회'라는 명목으로 '감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의원들이 모인 곳에 갔지만 보좌진들이 막아서며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펼쳐졌다. 국민의힘의 표결 거부는 비상계엄과 내란 의혹으로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린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 상황이 됐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내란동조정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으며 '정당 해산'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 또한 높아졌다. 게다가 다음 날인 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이 아닌 '질서있는 퇴진'을 알렸지만 이후 바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윤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나절만에 거짓이 드러난 꼴이 되고 말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거부는 찬반 여부를 떠나 탄핵을 원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원하는 국민이 아닌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을 더 우선했다는 점에서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한 시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선거 때 자신에게 표를 달라고 하고 투표를 해야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작 중요한 투표를 거부했다"면서 탄핵될 때까지 계속 여의도에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혹자는 '투표 거부도 민주적 절차'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이날 표결 거부는 105명의 여당 의원들이 국민의 요구를 전혀 듣지 않는다는 것을 정면으로 보여줬다. 게다가 추위 속에서 100만의 시민들이 여의도에서 표결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거부를 했다는 것은 '국민 무시'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다. 계엄으로 국회가 포위됐음에도 본회의장이 아닌 당사로 간 이들에게 국회, 국민은 그야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었던 것이다. 뒤늦게 몇몇 의원들이 '표결을 하려 했다'고 말했지만 이미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윤상현 의원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탄핵 반대해도 어차피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준다"는 말을 했다. 이쯤되면 국민을 '개돼지'로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14일 다시 한 번 탄핵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표결을 거부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세를 취한다면 '위헌정당'이라는 꼬리표는 확신으로 굳어질 것이고 국민의 외면은 더 커질 것이다. 이들의 선택은 탄핵의 가부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느냐, 아니면 자기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것이냐라는, 국민의 생명을 건 선택이 되고 있다. EP hcw@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