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투자자들 `망연자실'...
최고관리자 | 입력 : 2011/08/0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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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요일'의 전조는 일찌감치 예상됐다.
5일 새벽 미국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가 모두 급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스피가 최근 사흘간 급락하면서 위축됐던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는 급격하게 악화됐다.
장 시작 전 주문을 접수해 시초가를 결정하는 동시호가 때(오전 8~9시)에 하한가가 속출했다. 장이 하락할 것을 염려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매도 주문을 냈기 때문이다.
동시호가 때 코스피는 전날보다 8%가량 낮은 1800선 중반까지 내려갔다.
일부 증권포털 사이트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10% 이상 내려간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오전 9시 장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코스피 폭락 가능성은 뚜렷해졌다. 투자자들은 장 시작을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코스피는 결국 전날보다 4.05% 하락한 1,937.17로 출발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기던 2,000선을 지키기는커녕 1,900선 붕괴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오전 9시10분께 낙폭이 확대되면서 코스피는 1920.67까지 내려갔다. 전날 종가와 97.8포인트(4.85%)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2009년 11월26일 지수가 장중 5.01% 내린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속수무책으로 추락하는 지수를 두 눈으로 확인한 개인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장 시작부터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지난 2~4일 사흘간 하락장에서도 반등을 기대하며 매수로 버텨오던 개인들이 백기 투항한 셈이다.
오전 10시30분 현재 개인의 순매도 물량은 4천168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1천384억원)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증권 관련 포털사이트와 네이버 주식 투자카페 등에는 주식 폭락으로 큰 손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수가 더 하락할 것을 염려하며 지금이라도 손해를 무릅쓰고 매도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도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딜러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장 시작을 기다렸다.
예상했던 대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0원 급등한 1,072.50원에 시작돼 18분 만에 1,074.20원까지 솟았다.
딜러들은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실수로 주문을 내기도 했다.
오전 9시40분에 110.30원이나 오른 1,172.00원에 체결되는 거래가 발생했는데, 서울외국환중개는 주문실수라면서 거래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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