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광모-권영수 투톱 4세 경영체제 전환 본격화
권영수 부회장 과감한 뚝심 경영스타일…사업·인적 재편 속도 붙을 가능성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8/07/16 [20:48]
[이코노믹포스트=한지연기자] 주목받는 新 글로벌 경영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그룹 2인자로 불러들이며 4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이번 인사로 LG그룹의 사업·인적 재편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16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을 ㈜LG 신임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으로 선임하고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을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에서 권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LG그룹은 다시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주)LG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LG는 구광모 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에서 구광모 회장·권영수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게 된다.
구 회장은 사업구조 재편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을 보좌해 그룹 내 현안을 챙기며 의견 조율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LG전자 재경부문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다.
권 부회장 발탁 배경에는 이러한 탄탄한 경력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재무전문가인 권 부회장이 경영 체제 안착을 도울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 분리 또는 독립과 그룹 내 사업·인적 재편에 주목한다. 재무통인 권 부회장을 최측근으로 기용한 것은 구 부회장과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말 퇴진을 앞둔 구 부회장은 일부 계열사를 사들여 독자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경영 전략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과감하고 공격적인 경영스타일로 투자와 사업구조 재편에 주저하지 않는 CEO로 평가받는다. 1999년 네덜란드 필립스에서 투자를 유치해 LG필립스LCD 출범의 핵심적 역할을 했고LG유플러스에서는 CJ헬로 등 케이블TV 인수합병(M&A)을 물밑에서 추진해왔다.
일각에서는 권 부회장이 지주회사 대표로 취임하면 곧바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LG의 정기 임원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LG는 통상 연말에 임원 인사를 하는데 벌써부터 인사 폭과 시기를 두고 말이 무성하다. 그룹 현안을 파악할 때까지 구 회장이 6인의 부회장단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과 부회장단 체제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맞선다.
업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 체제가 빠르게 구축되는 모양새로 새 경영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라도 구 회장이 인사나 조직 개편을 통해 색깔을 낼 것"이라며 "권 부회장은 과감한 경영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투자와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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