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임동현 기자】 미쳤다. 날씨가 정말 미쳤다. 이제 7월 초인데 기온이 30도를 넘어 40도를 향해 간다. 밤에도 새벽에도 더위는 이어지고 전력 소비는 연일 최고치를 기록한다. 계속 갈증이 나고 물을 마시고 마셔도 갈증은 풀리지 않는다. 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갈 듯한 지독한 더위, 문제는 이 더위가 적어도 두 달 정도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여름에는 수분이 많은 과일이 사랑을 받았다. 참외, 복숭아, 자두,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빨간 속살이 매력적인 수박이다. 수박은 그야말로 여름철 부족한 수분을 채우는 데 제격인 과일이다. 한 입 베어물면 수박즙이 그야말로 입 안에서 폭발하면서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수박은 여름철 최고의 후식이기도 하고 팥빙수의 훌륭한 고명이기도 하다.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을 먹는 상상은 여름날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이기도 하다. 이 수박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바로 '화채'다. 예전에는 수박을 그릇에 담고 여기에 사이다를 부어 화채를 만들었다. 하지만 진정한 수박화채는 수박의 윗부분을 잘라 숟가락으로 수박 속을 판 다음 그 안에 사이다를 부은 것이다. 수박 한 통을 놓고 온 가족이 둥글게 모여 앉아 숟가락으로 화채를 떠먹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난다. 요즘에는 후르츠 칵테일을 넣거나 우유, 요구르트, 딸기우유 등을 부어 먹기도 하고 막걸리를 넣어 여름용 과일주로 마시는 경우도 있다. 수박에 얼음과 꿀을 넣고 소주를 부어 칵테일처럼 마시는 방법도 있다. 그렇게 수박화채는 여름철 간식으로도, 술안주로도, 그리고 화채 자체로 술을 만드는 용도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 기억 속의 수박화채는 수박에 사이다를 부은 '평범한' 화채다. 그것은 아무래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숟가락으로 퍼먹었던 맛 때문인지도 모른다. 퇴근하고 온 아버지의 손에 수박이 들려있으면 그날 집안 분위기는 엄청나게 밝아졌다. 그 무거운 수박을 집에까지 들고 가기가 힘들었을 수 있지만 아버지에게 그 수박은 결코 무겁지가 않았다. 수박을 보고 환히 웃을 아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그까짓 수박이 뭐가 무겁겠는가. 그렇게 가족들은 더위를 쫓게 되고 여름밤의 추억은 그렇게 쌓여갔다. 갈수록 '미쳐가는' 날씨에 지칠 만도 하지만 우리의 머릿 속에 남아있는 추억의 음식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미친 더위와 맞서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점에서 오늘은 가족들과 둘러앉아 화채를 만들어먹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EP ldh@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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