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건설노동자의 긴 하루

김경수 기자 | 기사입력 2019/02/08 [10:05]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긴 하루

김경수 기자 | 입력 : 2019/02/08 [10:05]
건설현장.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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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김경수 기자] 지난 2016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롯데캐슬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 굴삭기 기사 송모(61)씨가 공사용 철판(가로 6m, 세로 1.5m, 무게 2.5t)을 옮기던 도중 철판이 떨어져 아래에 있던 이모(45)씨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공사현장에선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설치돼있던 안전 펜스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차로 1개와 보행자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이렇듯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전 사고는 비일비재했다.

 

보통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은 인력소로 오전 5시 출근해 일 배정을 받으면 오전 7시 전까지 현장에 도착해 간단한 체조와 당일 작업에 대한 미팅을 가진 후 본격적인 노동을 시작한다. 현장에선 관리자가 현장이 크게 떠나갈 만큼 톤을 높여 욕설 섞인 반말로 노동자들의 작업을 통제한다.

 

건설노동자들은 이 추운 겨울 날씨에 평균 10시간 이상 일하며 관리자의 명령·지시에 따라 오전부터 작업이 끝날 때까지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받는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들에게 제공되는 아침식사는 복불복이다. 배정 받은 공사현장 인근에 아침밥을 제공하는 식당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일용직 노동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아침에 밥좀 먹고 나오자” “출근시간을 오전8-9시로 바꿔달라는 청원서가 올라왔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일용직 노동자 환경 개선을 요청하는 청원서가 올라왔다.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원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전 640분에 건설현장 나와보면 노동자들 몸 상태가 어떤지 한 눈에 보일 것이다” “모두가 아침도 못 먹은 상태에서 바로 일어나 현장으로 급하게 출근하고, 늘 위험한 현장에서 힘없이 일하니 사고가 당연히 잦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우리도 집에서 아침밥 먹고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하루빨리 오전 8~9시 출근이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력소개업소 측은 이 같은 의견에 요즘 같은 불경기에 정말 게으르고 배부른 소리라고 일축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C인력사무소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정말 요즘 같은 세상에 배부른 소리다” “요즘 인력소 어느곳이나 일 배당 받으려면 오전 5시부터 줄 서서 겨우 일을 가져가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인 노동자들도 넘쳐나 일 배당 받고 일하려면 건설노동자 각자가 부지런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겨울철 건설 시장이 동면에 빠진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올해는 나쁜 경기로 인력시장의 동결이 훨씬 더 빨리 그리고 깊게 찾아왔다. 사흘에 하루 일 나가도 다행이다. 이쯤 되니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이 바닥도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는 치열하고도 냉혹한 생존경쟁의 논리가 작동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는 26822000명으로 전년 대비 97000명 증가했지만 2018년 취업자 증가폭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87000명 감소한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고용한파 직격탄은 임시·일용직 취업자 감소로 이어진다.

 

어쩔 수 없이 힘든 일용직 노동환경으로 몰린 그들. 정치인들은 그들이 큰 사고를 당할 때만 반짝 관심을 보이지 말고 그들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한 사람의 국민으로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제공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P

 

kks@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김경수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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