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불만 잠재우려면 공개가 "묘수"

주장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03/21 [11:46]

공시가 불만 잠재우려면 공개가 "묘수"

주장환 논설위원 | 입력 : 2019/03/21 [11:46]
사진  /  뉴시스


[
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주택 공시가격이 왜 이렇게 제 멋대로인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한국감정원 직원 1명이 하루에 80가구 정도의 공시가격을 계산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한국감정원 직원 550명이 지난해 827일부터 올해 111일까지 138일 동안 1339만 가구를 조사했다. 한 사람이 조사 기간에서 쉬는 날을 빼면 1명이 하루에 맡아야 할 가구 수가 180가구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비슷한 시기 단독주택 22만 가구의 공시가격 산정 업무도 수행했다.

 

하루 180가구의 공시가격을 한 사람이 어떻게 계산하는가? 발로 뛰어 다니며 가가호호 방문한다는 건 있을 수 없고 지역 부동산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찌 하나? 부동산 관련 사이트를 찾거나 국토부 실거래가, 한국감정원 시세 정도를 볼 것이다. 국민은행 등 은행 관련 사이트, 언론사 사이트 등도 있지만 대부분 비숫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같은 지역 아파트라도 가격 산정이 틀릴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단지 어느 매물을 어떤 사람이 인테리어 등이 아주 좋아 옆집 가격 보다 더 비싸게 주고 매입했다고 치자, 그러면 이 가격이 최근 실거래가로 검색되며 이 아파트 전체 가격이 동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는 오류를 낳게 된다.

 

실제로 가양동 지역내에서 지난 20년 이상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의 공시가격에 차이가 났다. A단지 어느 아파트는 지난해 9월 최고가에 팔려 그 가격이 실거래가로 등재됐으나 다른 아파트는 올 1월에 10% 가량 낮은 가격에 팔렸다. 이 경우, 이 지역 모든 아파트 가격에 대한 감정 평가를 다르게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루 180가구를 평가하는 평가사가 어찌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해 정확하고 올바른 평가를 내리겠는가?

 

공시가격을 감정원 일반 직원을 중심으로 계산되는 것도 문제다. 한국감정원 말대로 최첨단 IT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감정평가사 등 전문가보다 더 잘해 낼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나저나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 산출 근거를 공개하면 된다. 그러나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는 거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산 알고리즘 등은 감정원만의 고유한 노하우이기 때문에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정부 들어 뭘 제대로 공개하기 꺼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니 주먹구구로 공시가격을 정하는 것 같다는 지적에다 불리한 자료는 숨겨 놓고 국민을 바보로 만든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한국감정평가학회나 친여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까지 입장문을 내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국민들이 불만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주는 게 올바른 공복의 자세다. EP

 

jj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주장환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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