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송창식씨가 곡을 짓고 가사를 붙인 ‘한 번쯤’은 관심이 가는 상대방 이성에 대한 설렘, 기쁨, 불안, 실망 등을 간략한 노랫말로 잘 표현하고 있다. 송창식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불후의 명곡’이라 해도 귀에 거슬려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1절은 여자의 마음이다. 뒤따라오는 남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을 걷는’ 것 같은 이런 마음은 집에 가까워질수록 조급해진다. 그래서 “한 번쯤 말을 걸겠지 언제쯤일까 언제쯤일까”하다가 마침내 “시간은 자꾸 가는데 집에는 다 와 가는데 왜 이렇게 망설일까 나는 기다리는데”하며 초조해 한다. 무거운 돌의 하중에 지쳐 포기해 버리고 싶은 시시포스(Sisyphus)의 현현(顯現)이다. 남자의 마음은 다룬 2절은 송창식의 극적인 미장센이다. 오히려 여자가 자신에게 호의를 표하기 바라는 반전을 통해 남녀의 마음이 일방적이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래서 “한 번쯤 돌아보겠지 언제쯤일까 언제쯤일까”하고 기대해 마지 않는다. 동상동몽(同床同夢)의 이 장면은 남녀 간의 심리를 단순한 사실보다 더 큰 정서적 만족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집에 다 와 가는 듯 하자 “왜 이렇게 앞만 보며 나의 애를 태우나” 하고 원망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느끼는 감정의 모양, 크기, 온도는 제각각이다. 그러나 사랑은 일방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거기에는 필경 좌절, 분노, 아픔 같은 것들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로가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만 행복, 기쁨, 치유 등이 따라오며 진정한 사랑이 이뤄질 수 있다. 사랑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미숙한 사랑은 '당신이 필요해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성숙한 사랑은 '사랑하니까 당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일방적인 사랑은 송창식의 노랫말처럼 기대감에 목이 마르고 가슴이 아프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두 차례 불렀지만 외면당했다는 해프닝이 화제다. 박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가서 “김 위원장님, 저 박지원입니다’ 이렇게 두 번 얘기를 했으나 뒤도 안 돌아보더라”라고 했다. 또 “제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딱 봤는데 외면을 하더라”고도 했다. 올해 83세의 노회 한 박 의원이 자신의 손자뻘(41세)이 되는 김 위원장에게 무엇이 답답하여 이처럼 애타게 말을 걸었을까. 박 의원은 수차례 방북하여 북한과 친분을 쌓았다. 북한을 위해서 노력도 많이 했다. ‘한 번쯤’은 답을 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박대를 당했으니 뭐라 할 말을 잃는다. EP jjh@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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