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ICE는 지난 2월부터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체포 대상은 범죄 경력이 있는 이들이지만 현장 단속 과정에서 범죄 경력이 없더라도 불법 입국자가 발견될 시 함께 체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 이민자 체포 건수는 멕시코, 중국, 인도, 아프리카인 등 하루 평균 1000여건에 이른다. 이는 트럼프가 추진 중인 초강경 이민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나라만 예외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인력을 투입해야 할 경우, 취업비자 발급에 시간이 오래 걸리자 단기 비자(B-1, ESTA)를 가지고 들어가는 편법을 써왔다. 그러나 이 비자는 비즈니스 출장, 관광, 학술 활동 등만 가능하다. 현장 작업이나 근로 활동은 금지된다. 따라서 취업을 해서 일하는 것은 불법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이런 편법을 사용해 왔다면 당연히 법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여행 비자를 가지고 들어와 취업하고 있으면 바로 단속한다. 그런데 이를 두고 극렬하게 비난하면서 규탄 집회를 열기까지 했다. 미국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지나친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한국 기업들과 정부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비자 관리에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단속 과정에서 사슬을 묶는다던가 하는 지나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법집행 태도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법집행에 있어서 너무 느슨하게 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면 따로 미국에 항의해야 한다.
또 우리 정부가 체포된 사람들을 위해 미국 정부와 협상을 해서 문제없이 데려오기로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한국 정부는 한미 실무당국 간 조율을 통해 이번 사안이 ‘자진 출국(self-departure) 방식’으로 마무리되도록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원래부터 불법 취업자들을 자진 출국시키는 정책을 써오고 있다. 심지어 스스로 나가겠다는 사람에게는 일정액의 돈도 준다. 일본도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전세기까지 동원해서 데리고 가겠다니 미국은 두 손들고 환영할 만하다. 이걸 두고 마치 큰 정치적 성과를 거둔 것처럼 해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사태가 발생하자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자랑 끝에 불붙는다’고 했다. 지나친 자랑은 그 끝이 허무하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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