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 속에 꿈틀대는 '석유'

유민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1/07 [16:31]

미국-이란 갈등 속에 꿈틀대는 '석유'

유민규 기자 | 입력 : 2020/01/07 [16:31]

미국-이란 갈등으로 석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이코노믹포스트=유민규 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내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큰 영향은 없다"고 하지만 변수가 많기에 갑작스럽게 일어날 지도 모르는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오후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석유, 가스 수급 및 가격동향 점검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향후 국제 석유, 가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동 수입 비중을 보면 원유는 70.3%, LNG는 38.1%다.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은 "우리나라 원유, LNG 수입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에 업계와 함께 중동 정세와 국제 석유, 가스시장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국내 석유, 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이날 회의에서 석유, 가스 수급 위기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비축유 방출, 석유수요 절감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축유는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정부 9만6500만배럴, 민간 비축유, 재고 등 2억배럴 규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7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미국-이란간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사태가 발생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 국내 도입 중인 이란산 원유가 없고 중동 지역의 석유, 가스 시설이나 유조선 등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당장 국내 원유 도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국제적으로 초과 생산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은 국제유가에 미칠 파급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지만, 미국과 이란간 갈등의 장기화, 확산 가능성 등으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속한 대응과 추가 물량 확보, 비상 대응조치 검토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대 이란 경제 제재로 지난해 4월 이후 이란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이란이 갈등을 이룬다고 해서 당장 원유 수입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원유수송량의 3분의 1이 지나가며 우리가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97%가 지나가는 곳이다. 만약 이란이 미국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을 통제한다면 국내 산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22달러 상승한 63.27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5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0.31달러 오른 68.91달러를 기록했으며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흐름에 따라 유가가 많게는 2~3배 정도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현재 우리나라 휘발유값은 7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고 이 흐름이면 리터당 평군 1700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 원유를 원료로 한 화학제품은 물론 제조업 전반의 원가 상승으로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수급 차질이나 이상 징후가 발생하지 않고 있고 통제가 잘 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이기에 세밀한 모니터링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면전 발생 등 극단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극단적이고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을 예상하기 보다는 지금의 상황을 잘 살피고 그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변수들이 많기에 정부나 공사에서도 고민이 큰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코스피 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도 조금씩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나친 낙관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금씩 해소하는 방안이 나와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P
 
ymk@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유민규 기자입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