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의 BDS라운지] 자영업자 고통 나누는 '착한 임대료'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 기사입력 2020/03/02 [11:48]

[이혜리의 BDS라운지] 자영업자 고통 나누는 '착한 임대료'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 입력 : 2020/03/02 [11:48]

임대료 상생을 선언한 전주시. 사진=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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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2020년의 3.1절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됐지만, 그 정신만큼은 드높일 수 있는 날이었다.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염원했던 마음과 코로나로부터의 해방을 바라는 마음. 누구나 할 것 없이 간절했던 그 마음이다. 
 
1907년, 대구에서 일제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위한 국채보상운동(國債報償運動)이 일어났다. 당시 최하류층에 속했던 기생들까지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범국민적 운동으로 역사에 길이 남은 운동이다. 이 운동을 기념해 대구광역시 중구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 건립되어 대구시민의 자랑스러운 명소가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구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며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고있는 아비규환의 지역이 되었다. 100여년전의 국채보상운동의 단합된 정신을 되살려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지금은 3.1절의 정신을 되살려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국난을 이겨내야 할 때이다.여태껏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국민들은 기지를 발휘했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삭막한 뉴스 속에서도 훈훈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부동산에서도 ‘착한 임대료’라는 이름으로 코로나 쇼크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나누고자 임대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가장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구는 서문시장 등 일부 임대인들이 휴업기간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인하하기로 했다.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 남대문시장 내 점포 1만 2000개중 4000여개 점포의 임대인들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임대료를 20% 낮추기로 했다. 비교적 상황이 나은 호남지역에서도 ‘착한 임대료’ 선행은 이어졌다. 전주한옥마을의 임대인 14명은 3개월 이상, 10%이상 임대료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상생선언문’을 발표했으며 광주 1913송정역시장 임대인들도 10%~25%씩 임대료를 인하했다.
 
어느 지역 할 것없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고려하며 노블레스오블리제를 실현하고 있는 임대인들은 불로소득자들'이라는, 부동산에 있어서 다소 부정적이었던 이미지를 감소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추경편성으로 임대료 인하액 50% 세금 감면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이는 자영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상가와 건물의 임차수요가 급감하고 임대료가 하락함에 따라 임대료 하락의 절반을 세금으로 지원하겠다는 정책이다.
 
착한 임대인에게 정부가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선행을 장려하는 좋은 정책으로 보여질 수 있다.하지만 임대인들, 소위 건물주들의 소득분위가 낮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추경편성에 들어간 이번 정책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적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는 임차인들의 지원 예산을 높이는 것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추경편성에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항목으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이 존재하나 이는 사태가 해결되어도 결국 상환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결과적으로 임대인들은 무상지원,소상공인들에게는 유상지원이라는 다소 모순된 정책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건물주들에게 무상지원 편성된 임대료 인하액 50% 세금 감면 추경예산을 극도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무상지원 될 수 있는 예산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소상공인들의 소득분위에 따라 한시적으로 생계비와 임차료등을 직접적으로 지원해주는 무상지원정책 등,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착한 임대인들이 베풀고 있는 ‘착한 임대료’ 선행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기업과 인플루언서들의 거액 기부, 지역간 마스크 나눔운동, 의료진들의 피땀어린 봉사정신 등 국민들은 101년 전 3.1운동 못지않을 만큼 단합된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101년 전에는 국민들을 위한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의 희생이 잇따랐다. 지금은 상황이 다른만큼 희생을 최소화하고 정상화를 위한 발빠른 정책이 촉구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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