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납세자 세무조사 유예, 오히려 '탈세의 온상' 됐다?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0/10/12 [15:57]

모범납세자 세무조사 유예, 오히려 '탈세의 온상' 됐다?

임동현 기자 | 입력 : 2020/10/12 [15:57]

모범납세자 훈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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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임동현 기자] 납세자의 성실납세 유도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모범납세자 세무조사 유예제도'가 오히려 모범납세자들의 탈세를 유도하며 성실납세를 위해 노력하는 납세자에게 박탈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모범납세자'란 '납세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성숙한 납세문화를 조성하고 납세를 통해 국가재정이 크게 기여하는 등 타의 모범이 되는 자로 매년 납세자의 날(3월 3일)에 포상 또는 표창을 수여받은 자'를 뜻한다. 국세청은 성실납세자가 사회적으로 존경과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성숙한 납세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모범납세자를 선정하고 우대하는 '모범납세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모범납세자에게는 각종 혜택이 부여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표창(포상)일로부터 3년간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것이다. 단, 구체적인 탈루행위 등이 확인 시에는 혜택이 배제되며 지방청장, 세무서장 표창의 경우는 2년간 세무조사가 유예된다. 이밖에 납세담보 면제, 철도 및 의료비 할인, 대출금리 등 금융우대,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주어진다.
 
문제는 이 모범납세자들이 말 그대로 '모범'이 되기는 커녕 혜택을 이용해 탈세 등 세금탈루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모범납세자 사후검증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최근 6년간 정기 사후검증으로 우대혜택을 배제당한 모범납세자가 144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평균 27명으로, 한 해 선정하는 모범납세자 수 평균 480명의 5.6%에 해당되는 규모라고 용혜인 의원 측은 설명했다.
 
사유별로 보면 국세체납이 71명(49.3%)으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고 소득금액 적출 31명(21.5%), 거짓세금계산서 수수 14명(9.7%) 순이었으며 조세범 처벌, 원천징수 불이행, 신용카드의무 위반 등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모범납세자가 세무조사 유예기간 중 세무조사를 받아 적발된 건은 26건이며 이들에게 매겨진 부과세액이 743억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성실납세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예제도가 오히려 모범납세자들의 탈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용혜인 의원은 "지난 2년간 국세청의 모범납세자 제도 개선 내역을 보면 '사후검증 연 2회 시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대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다"면서 "모범납세자의 우대 혜택이 세정상 혜택 등 수십가지인 만큼 모범납세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거나 우대 혜택을 오용해 잠재적, 고의적 탈세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예기간 중 탈세 행위에 대해 강한 가산세를 매기거나 매우 제한적인 세무조사 유예 적용, 혹은 폐지 등도 검토해야한다고 용 의원은 밝혔다.
 
용혜인 의원실 관계자는 "올해부터 사후검증을 연 2회로 늘렸다지만 모범납세자의 우대혜택 배제 및 탈세 건수가 줄어들지 않기에 유예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모범납세자들의 혜택이 상당히 많은데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굳이 줘야하는가라는 생각이 있다. 꼭 필요하다면 모범납세자 중 성실납세가 확인될 시에만 적용하거나 아니면 폐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제가 계속 나오는데 이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2~3년의 유예 기간을 준다고 하지만 그 사이에도 사후검증을 통해 배제를 하고 있으며 탈세와 연관되거나 의심되는 상황이 나오면 바로 조사를 시행하고 부정행위 시 40%의 가산세를 매기는 등 조치를 하고 있다. 유예 기간이 있다고 해도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세무조사를 계속 받게 된다. 조사를 바로바로 시행하기에 바로 문제가 적발되고 있는 것이며 실제 나오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최근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체납을 하는 분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납세 유도를 위해 오래 전부터 '세무조사 유예'라는 당근을 쥐어줬지만 이를 '특권'으로 생각해 잘 내던 세금을 미납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모범납세자들이 '모범'의 태도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 있지만 경제적 문제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모습도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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