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이석균 기자] 한국과 일본의 시간제 노동과 청년 노동, 젠더 등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뤄 온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김영 교수가 10년에 걸쳐 연구한 일본의 주부 파트타임 노동 현실을 담은 [주부협정과 파트타임 노동]을 한국어로 번역 출간했다.
이번에 발간한 『주부협정과 파트타임 노동』(2020.10.22., 부산대 출판문화원)은 2017년에 저자인 김영 교수가 먼저 일본어로 출판해 이듬해인 2018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사회정책학회 학술상’을 수상한 연구서이다. 학술상 심사위원회는 “상세한 실태조사를 통해 주부 파트타이머의 처우격차의 구조를 명확히 했을 뿐 아니라 현대 일본의 사회구조와 복지국가의 존재방식에도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한 대작”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197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파트타임 노동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가운데, 파트타임 노동자의 기업 내 정착이 증가하고 숙련이 상승해 기업의 기간적 노동력이 되고 있음에도 정사원과의 임금격차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일본에서는 노동자의 숙련이 증가하는데도 임금은 하락하는 모순이 안정적으로 재생산될 수 있었을까? 숙련증가와 임금격차 확대의 동시 진행이라는 모순적 상황에 처한 파트타이머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김영 교수는 파트타이머가 종업원의 70%를 넘는 일본의 대형마트 기업 12개사를 대상으로 10년간 현장조사를 하면서 본사의 인사부장에서 일선 점포의 파트타이머까지 기업조직의 각 층위 종사자 200여 명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주부’라는 기혼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사적 가족 내에서의 지위와 역할이 아니라 사회적·제도적 지위로 만드는 국가 및 기업의 ‘주부제도’와 기혼여성의 일차적 책임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므로, 주부 파트타이머가 가정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면 ‘저임금이라도 괜찮다, 어쩔 수 없다’는 기업·노조·주부 파트타이머 간의 암묵적 합의인 ‘주부협정’이야말로 저임금·고숙련 노동자라는 불가사의한 현상의 토대라고 밝혔다.
이 책은 일본에서 발간 시 현지 노동연구 분야의 대표적 학술지 3곳에서 모두 서평을 게재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영 교수의 분석에 대해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 니시노 후미꼬 교수는 『일본노동연구잡지』를 통해 “기업·노조·주부 파트타이머, 세 주체 각각의 행위 전략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연결해 행위의 상호 작용, 규범과 권력, 구조 변화를 그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EP
lsg@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부산대학교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