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CEO, 숙련 기술직 인력 소멸 경고배관공, 전기기술자, 용접공, 자동차 정비사 등 소멸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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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 REUTERS |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인공지능(AI)이 미래 경제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맹신에 빠진 미국 사회를 향해, 전통 제조업의 거두가 뼈아픈 경고장을 날렸다.
5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이자 상징인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공식 석상에서 던진 발언은 실리콘밸리가 주도하는 화려한 테크 열풍의 그늘을 예리하게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현재 AI와 소프트웨어 혁신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경제의 뼈대를 이루고 도시의 기능을 유지하는 배관공, 전기기술자, 용접공, 자동차 정비사 등 현장 숙련 기술직 인력의 소멸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며 이를 미국의 '거대한 위기'로 규정했다.
그의 경고는 기술 패권 경쟁에 매몰되어 정작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을 잊어버린 미국 사회의 치명적인 맹점을 짚어낸다. 팔리 CEO는 AI가 순식간에 훌륭한 코드를 짜고 아름다운 시를 쓸 수는 있어도, 정작 무너진 전력망을 고치거나 터진 지하 파이프를 수리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가 들어설수록 이를 지탱할 전력과 냉각 시스템 같은 물리적 인프라의 가치는 더욱 커지는데, 미국은 지금 그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보수할 손끝의 기술자들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화려함에 취해 실물 경제의 기본을 놓치고 있다는 독설에 가까운 진단이다.
이러한 위기의 바닥에는 미국의 교육 시스템과 사회적 도그마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미국 사회가 청년 세대에게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만을 정답으로 제시하면서, 수많은 젊은이가 막대한 학자금 대출 빚을 진 채 졸업 후 화이트칼라 구직난에 허덕이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반면 현장의 숙련 기술직들은 평균 연봉이 10만 달러를 웃돌 정도로 높은 소득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노동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심각한 구인난과 세대 단절을 겪고 있다. 기술직은 단순히 몸을 쓰는 육체노동이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며 디지털 시대에도 절대 대체될 수 없는 핵심 자산인데도 정작 미국 사회가 이를 과소평가해 왔다는 성찰이다.
포드자동차 역시 이러한 노동력 고갈 위기의 최전선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이제 정비와 생산 현장에는 고전압 시스템을 제어하고 배터리 셀을 다룰 수 있는 진화된 형태의 숙련공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베테랑들의 은퇴 속도를 젊은 인력의 유입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산성 저하와 품질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결국 포드를 비롯한 미국 제조업계가 자체 기술 아카데미를 세우고 고등학교 직업 교육에 직접 투자를 늘리며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지만, 국가적인 인식 전환 없이는 역부족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화려한 모니터 화면 속 숫자에 취해 대지와 현장의 가치를 잊어버린 현대 글로벌 산업계를 향한 포드 CEO의 일침은, 혁신의 시대일수록 가장 기본이 되는 인간의 숙련된 기술로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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