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금리 5% 돌파 연일 신기록실물경제·재정 ‘지진파’ 경고···글로벌 금융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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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미국 국채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글로벌 금융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단기물부터 초장기물에 이르기까지 금리가 일제히 튀어 오르면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강력한 금리 발작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4.30%를 기록하고, 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66%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전반적인 금리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초장기물로 분류되는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15%까지 올라서며 12거래일 연속 5% 선을 상회했다. 올해 들어 3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 거래된 기간만 27일에 달해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이다.
외신들은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최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시장 참여자들이 점점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중"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장기적인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 없이는 미 국채를 사지 않겠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반영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원인으로 공급 과잉과 인플레이션 우려,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맞물린 복합적 요인을 지목한다. 미국 정부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린 데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쏟아내면서 채권 시장의 수급 균형이 무너졌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까지 더해져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초장기 국채 금리의 급등은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직접 연동된다. 국채 금리가 5~6%대에 안착할 경우 모기지 금리는 7~8% 이상으로 치솟게 되며, 이는 부동산 거래를 얼어붙게 만드는 ‘동결 효과’를 부른다. 결과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서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민간 소비력이 크게 위축될 위험이 커진다.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 역시 심각한 문제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가 지불해야 할 이자 비용의 급증으로 직결된다. 늘어난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국채를 발행하고, 이로 인해 금리가 더 오르는 ‘부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시장 전반의 지형 변화도 피할 수 없다. 무위험 자산인 미 국채가 5%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함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자산 가격 조정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정부 채권 금리가 기준선 역할을 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한계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폭등, 기업들의 신용 위험도 함께 증대되는 모양새다.
국채 금리 5%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금리 변동을 넘어 미국 재정 적자의 구조적 한계와 글로벌 고물가 기조가 만들어낸 경고음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여파가 시차를 두고 가계와 기업, 정부 모두 압박하면서 향후 경기 침체와 글로벌 자금 시장의 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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