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흔드는 '황혼 이혼' 열풍

젠더 의식의 변화와 법적 보장제도의 정비, 기대수명의 연장이 요인
"황혼 이혼은 새 인생의 시작" VS “노인 빈곤율은 국가적 복지 부담”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기사입력 2026/07/27 [06:27]

아시아를 흔드는 '황혼 이혼' 열풍

젠더 의식의 변화와 법적 보장제도의 정비, 기대수명의 연장이 요인
"황혼 이혼은 새 인생의 시작" VS “노인 빈곤율은 국가적 복지 부담”

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 입력 : 2026/07/2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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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CNN 은 26일(현지시간) 최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이혼, 이른바 '황혼 이혼(Gray Divorce)' 현상을 조명하며, 이것이 단순한 가정의 해체를 넘어 아시아 고령층의 삶과 사회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32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60세에 이혼한 일본 여성 토야마 에이코 씨의 사례를 먼저 소개했다. 가사와 육아, 경제적 부양을 전담하면서도 남편의 통제 속에 살았던 그녀는 자녀들이 모두 성인이 되자 이혼을 택했다. 토야마 씨는 이혼 후 너무 행복해서 사방을 뛰어다니고 싶을 정도였다며, 현재 틱톡 라이브 스트리밍과 사업 구상 등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홍콩, 중국 등 저출생과 고령화 위기를 동시에 겪는 동아시아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가 결혼 5년 미만 신혼부부의 이혼 건수를 역사상 처음으로 앞질렀으며, 일본에서는 장기 동거 후 이혼을 청구한 비율 중 여성이 남성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과 중국 본토 역시 로펌으로 황혼 이혼 문의가 급증하거나 고령층 이혼이 최근 30년간 2배 이상 늘어난 추세다.

CNN은 이러한 황혼 이혼 급증의 배경으로 젠더 의식의 변화와 법적 보장제도의 정비, 그리고 기대수명의 연장을 꼽았다. 1960~70년대에 태어난 X세대 여성들이 사회 진출과 함께 글로벌 대중문화를 접하면서 가족의 의무보다 개인의 자아실현을 우선시하게 되었고, 한국과 일본 등에서 공적연금 및 퇴직금 분할 제도가 도입되면서 전업주부도 이혼 후 최소한의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캔자스주 워시번 대학교의 박상엽 사회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에도 20~30년의 삶이 더 남아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꿨다며, 이혼은 이제 삶의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장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이 전한 현상은 동양의 전통적 가족관과 현대인의 존엄한 자아실현이 어떻게 충돌하고 재구성되는지 보여주는 매우 인상적인 대목이다.

이는 과거의 가부장적 억압이나 '가족을 위한 무조건적 희생'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생의 후반부에 스스로 '나라는 존재의 주인(主人)'으로 거듭나려는 결단은 스스로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자연스러운 이치로 읽힌다.

그러나 자립의 환희 이면에는 현실적인 과제도 존재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노인 빈곤율을 고려할 때, 홀로 남겨진 고령층의 빈곤과 돌봄 부재는 국가적 복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법적 연금 분할제도를 넘어, 홀로서기를 택한 어르신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돕는 공적 안전망과 지역사회 공동체의 온기가 병행되지 않으면 새로운 노인문제로 부각될수 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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