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에어컨, 프랑스 등 유럽에서 ‘품귀 현상’창문에 걸 수 있는 맞춤형 제품을 빠르게 투입해 시장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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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중국산 에어컨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며 EU와 중국 간 관세 논쟁의 새로운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유럽은 최근 이례적인 에어컨 열풍이 일고 있다. 섭씨 38도(화씨 10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그동안 에어컨 구매에 소극적이던 유럽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구하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거나 먼 거리를 운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평균 20% 수준(미국은 90%)에 불과하다. 높은 전기료와 설치비, 역사적 건물 개조를 제한하는 법적 규제 탓에 에어컨 설치가 어려웠으나, 기후 위기로 인해 상황이 급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가전업체들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메이디(Midea), 그리(Gree), 하이얼(Haier) 등 중국 주요 브랜드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에어컨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이미 65%(미국 내 50%)에 달하며, 특히 유럽 건축물 특성에 맞춰 외벽 구멍을 뚫지 않고 창문에 걸 수 있는 맞춤형 제품을 빠르게 투입해 시장을 휩쓸고 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 리더들은 중국산 수입품이 자국 산업을 훼손한다며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기준 약 3,600억 유로(약 4,06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무역 불균형을 다루기 위한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러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유럽은 중국에 관세를 매기기에 너무 덥다"라는 제하의 시평을 통해, 중국산 차단은 유럽 정책 입안자들의 자존심만 차릴 뿐 일반 인의 삶만 팍팍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의 선봉에 섰다.
전문가 카메론 존슨은 CNN에 "인플레이션과 폭염 속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중국의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에어컨을 살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생필품 성격을 띤 중국산 제품 때문에 통상 협상이 매우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소진에 직면한 중국은 경제 성장을 받치기 위해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에어컨 수출을 대폭 늘리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로랜드 버거(Roland Berger)의 드니 드푸 이사는 유럽 시장의 높은 마진과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두 달만 지나면 에어컨이 필요했던 사실조차 잊을 것"이라며 에어컨 특수가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폭염에 직면한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산 에어컨에 의존하게 되면서, 중국산 과잉 생산을 막으려던 유럽 연합(EU)의 대(對)중국 관세 정책 및 통상 협상이 거센 난관에 봉착했다는 게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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