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덕택에 “환율 급변동 위험 고비 넘겼다”베센트 재무, 미·일 당국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 사실 전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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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
【이코노믹포스트=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엔화 약세 방치에 따른 '아시아 통화의 연쇄 평가절하' 위험을 경고하며 미·일 당국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 사실을 전격 확인했다.
베센트 장관은 4일(현지시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엔화 약세가 원화와 위안화 등 인접국 통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다며, 도쿄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아시아 외환시장 안정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발언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IMF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초엔저 현상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엔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이 고사하고 외환유동성 위기가 촉발된 바 있다.
미 재무부가 역사의 교훈을 직접 언급하며 일본과의 구체적인 시장 개입 행보를 공식화한 것은, 단순한 구두 개입을 넘어 글로벌 통화 질서의 급변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타국 통화 가치를 떠받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백악관과 재무부가 이처럼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배경에는 대외적 안정과 대내적 경제 성과라는 두 가지 복안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과 한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통화 가치를 연달아 떨어뜨리는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로 치달을 위험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베센트 장관이 지적했듯, 이러한 연쇄 하락은 건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냉각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내부적으로도 대일 무역 적자 누적을 방지하고, 달러 초강세로 인한 미국 내 수출 기업들의 타격을 완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통화 가치 안정을 바탕으로 아시아 핵심 우방국인 한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공언 역시 세계 경제의 연착륙을 진두지휘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스탠스를 잘 보여준다.
미·일 당국의 협력과 한국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이 물밑에서 이뤄지면서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세는 당장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미 재무장관이 직접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원화 가치 방어 필요성을 인정해 준 점은 우리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초엔저로 인해 일본 기업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 자동차, 기계 등의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합하던 우리 수출 기업들은 가격 열세 부담을 덜게 됐다. 엔화와 원화가 동반 상승하거나 엔화 하락세가 제동이 걸리면 한국 상품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복원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원/달러 환율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는 상황을 차단함으로써 에너지·원자재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 우려를 낮춰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통화 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시장의 인위적 변동성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금리 차이와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국의 개입만으로 환율의 방향성을 완전히 돌려놓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대로 일본과 한국이 강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통화당국 간 공조라는 우산 아래서 기술 혁신과 체질 개선을 통한 본질적인 경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환율의 급변동 위험은 일단 고비를 넘겼지만, 향후 도쿄 및 워싱턴과의 실시간 통화 공조 수준과 글로벌 금리 향방에 따른 시장 재편 가능성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점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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