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살면서 누구나 피하고 싶은 두 가지가 있다. ‘죽음과 세금’. 하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죽음은 단 한 번 찾아오지만, 세금은 잊을 만하면 문을 두드린다. 대한민국에서 집 한 채 가지고 살려면 죽을 때까지 밑도 끝도 없는 세금 지옥에 들어간다. 그래서 ‘사자니 취득세, 팔자니 양도세, 살자니 종부세, 있자니 보유세, 주자니 증여세, 죽자니 상속세, 안 사자니 전월세, 아파트값 급등세’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쯤 되면 사람들은 농담처럼 말한다. “혹시 이 집, 국가랑 공동명의였나요?” 웃음 속에 담긴 현실 인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세금은 국가 운영의 연료다. 도로를 놓고, 경찰과 소방을 유지하며, 국방과 복지를 지탱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걷느냐에 있다. 지나치면 저항을 유발한다. 루이 14세 시대의 재무장관 콜베르는 징세의 본질을 이렇게 표현했다. “징세의 기술은 거위가 비명을 지르지 않게 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깃털을 뽑는 것이다.” 솔직하면서도 묘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말이지만, 그 속에는 중요한 경고가 숨어 있다. 거위가 너무 아프면 알을 덜 낳거나, 아예 날아가 버린다. 이솝우화 속 양치기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서툰 손길에 털만이 아니라 살점까지 베어내자 양은 울며 말한다. “주인님, 고기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한 번에 잡으시고, 털이 필요하다면 털만 깎아 주세요.” 세금을 내는 국민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성실히 납세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부담이 커질 때는 “이건 털을 깎는 게 아니라 살점까지 가져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교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나온다. 욕심을 참지 못한 농부가 거위의 배를 갈랐을 때, 그는 황금알도 거위도 모두 잃었다. 국민이 평생 일하며 마련한 집 한 채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소비와 투자, 노후와 가족의 삶을 지탱하는 자산이다. 거래세와 보유세가 동시에 과도한 부담을 주면 사람들은 거래를 미루고 시장은 얼어붙는다. 실제로 부동산 세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면서 “세무사도 계산하기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세금은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세금은 확 줄이고 공급은 늘리겠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신속히 제대로 하겠습니다.”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완전히 깨졌다. 국민들은 이제 정부를 믿기 어렵게 됐다. 국가가 국민의 재산권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한 세금을 합리적으로 걷는 균형을 찾을 때, 국민도 기꺼이 납세의 의무를 받아들일 수 있다. 세금은 국민과 국가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결국 오래된 우화들이 전하는 교훈은 단순하다. 양털은 깎되 살점은 베지 말 것!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는 가르지 말 것!. EP webmaster@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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