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추천이사제] 금융권 노조, 올해도 ‘경영’ 문턱 넘기 어려울까

KB금융지주, ESG 전문가 추천...네 번째 시도도 ‘무산’

김지혜 기자 | 기사입력 2020/11/23 [12:02]

[노조추천이사제] 금융권 노조, 올해도 ‘경영’ 문턱 넘기 어려울까

KB금융지주, ESG 전문가 추천...네 번째 시도도 ‘무산’

김지혜 기자 | 입력 : 2020/11/23 [12:02]

KB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은 무산됐다. 사진=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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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김지혜 기자] 금융권에서 ‘노조(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노조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금융지주사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율을 확대하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업계에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기반으로 노동자 단체 스스로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기존 경영권의 방어 노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 4.62%, 3.80%로 집계돼 부결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을 위한 노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KB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은 무산됐다. 이에 올해 금융권의 노조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부터 세 차례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패로 끝이 났다. 
 
네 번째 시도인 지난 20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추천한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선임 안건의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은 각각 4.62%, 3.80%로 집계돼 결국 부결됐다. 해당 사외후보들은 KB금융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추천된 인사다.
 
이날 주총에서 KB금융의 우리사주조합 추천 이사제 도입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노조추천이사제의 연내 금융권 도입도 어려워진 상태다. 
 
그럼에도 금융지주사 우리사주조합들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이 자사 지분율을 점차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총 161만6,118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른 우리사주 지분은 총 723만4,754주이며 지분율은 기존 1.34%에서 1.73%로 0.39%포인트 증가했다. 
 
이로써 KB금융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97%)과 JP모건 체이스뱅크(6.40%), 싱가포르정부(2.15%)에 이은 5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는 KB금융지주가 보유한 자사주(5.06%)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4대 주주라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도 자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결과, 지분율을 이달 들어 8.31%(6006만437주)까지 확대했다. 다음 달 자사주를 매입해 연내 9%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금융 우리사주는 예금보험공사(17.25%), 국민연금공단(9.88%)에 이은 3대 주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우리사주는 2대 주주로 오른 후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게 목표다. 이에 금융권에선 당분간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가장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 김지혜 기자



◇ 기업은행 도입 여부에 업계 촉각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가장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행 우리사주의 자사 지분율은 6월 기준 0.13% 수준으로 파악된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1월 노사공동선언문을 통해 ‘은행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2월 취임식에서 노조추천이사제를 두고 긍정적 평가를 내비쳤다. 그는 “직원 이해관계가 경영 관련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 틀에 반영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임명된다면 이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등 종합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4명 중 김정훈, 이승재 사외이사 2명이 내년 1분기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노조는 이 시기에 맞춰 새로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우리사주가 지분율을 점차 확대하는 이유는 주주로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라며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을 강력히 권고했던 KB금융의 우리사주조합 추천 이사제 도입이 사실상 실패하며 해당 제도의 연내 금융권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다. 
 
이어 “현재 진입 문턱이 높은 노조추천이사제가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기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기대감이 커지면서 완전한 실패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팽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P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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