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 침해·위헌 소지 다분"…식지 않는 '임대료 멈춤법' 논란

법조계 "평등권·임차인 간 차별 문제도 있어"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20/12/24 [04:59]

"재산권 침해·위헌 소지 다분"…식지 않는 '임대료 멈춤법' 논란

법조계 "평등권·임차인 간 차별 문제도 있어"

이보배 기자 | 입력 : 2020/12/24 [04:59]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 앞에 점주가 '임대인 감사'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노믹포스트=이보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집합금지 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 일명 '임대료 멈춤법'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이법 제11조(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에 '감염병 피해에 따른 차임(임대료) 특례'를 신설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기간에는 임대인이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집합제한 기간에는 기존 임대료의 50%만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집합 금지 업종에는 전액을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임대인에 대한 대출 상환 유예 등의 혜택도 더해졌지만 '사적 재산권 침해'라는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우리 헌법은 제23조에 재산권 보장에 관한 조문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법은 임대인이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임대관련 행위를 제한하기 때문에 재산권 제한 및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또 "판례(헌재 2008바6)는 '정당한 보상은 재산의 객관적인 재산가치를 완전하게 보상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 개정안은 '제한에 대한 정당한 보상' 부분을 규정하기 못했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엄 변호사에 따르면 헌법 제23조 3항은 국가가 공공필요에 의해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할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첫 째는 '법률로서 보상을 규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두 번째는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료 멈춤법'은 보상에 대한 규정이 법률에 없고, 정당한 보상 지급에 대한 논의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대로 추진한다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엄 변호사는 또 "이 법이 시행되면 소상공인은 집합 금지 조치에 따른 충격이 완화될 수 있겠지만 많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면서 "임대인은 낮아진 수익을 복구하기 위해 관리비를 올리거나 코로나19에 최약한 업종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맺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멈춤법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 침해 소지도 있다"면서 "집행 제한 조치를 받지 않는 사업장과의 차별 문제, 소상공인·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임차인과의 차별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량진 먹자거리가 썰렁하다. 사진=이보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임대료 멈춤법'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위기는 임대인의 잘못이 아니기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책임을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면서 "임차인의 경제적 손실은 국가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임대료 법춤법 중에는 임차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우선적으로 임대인에게 부담을 지우고 다시 이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대출이자를 낮춰주는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고, 은행에 임대인에 대한 대출이자를 낮추도록 하면 그 부담은 종국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금융약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가 임대인 중에는 '조물주 위의 건물주'만 있는 게 아니로 스스로가 소상공인, 자영업자이면서 월세를 받아 생활을 이어가는 분들도 많다"면서 "임차인의 손실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부담하는 것이 공동체 원리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거듭된 논란에 결국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이 민감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 전 당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김태년 원내대표의 발언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법안에 대해 상의한다는 차원보다는 자발적으로 원내대표단이나 정책위와 상의하고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대표 멈춤법'을 대표 발의한 이동주 의원은 이날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 목소리에 대해) 당연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임대인들에 대한 재산권 보호도 이런 감염병 시기에는 어느 정도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임차료는 사실 재산권이 아니고 채권"이라면서 "소멸시효가 3년으로 한정돼 있는 채권이라 사실은 3년 안에 청구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그런 성격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을 둘러싼 찬반 대립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임대료 멈춤법' 관련 여론이 어떻게 진화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P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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