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종 변호사의 법률칼럼]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나요?

이호종 변호사 | 기사입력 2021/03/08 [16:47]

[이호종 변호사의 법률칼럼]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경우 횡령죄가 성립하나요?

이호종 변호사 | 입력 : 2021/03/08 [16:47]

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Q
: 甲은 乙에게 자신의 소유인 아파트를 명의신탁받아 보관해 달라고 하면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 주었습니다. 乙은 그로부터 약 6개월이 경과한 후 그 신탁부동산을 甲 몰래 임의로 丙에게 매도해 버렸습니다. 甲은 乙을 횡령죄로 고소하려고 하는데, 乙은 횡령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요?
 
A :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 횡령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죄의 주체는 위탁관계에 의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이고, 여기서 ‘보관’이란 점유 또는 소지와 같은 의미이고, 횡령죄에 있어서 점유는 사실상의 지배 이외의 법률상의 지배까지 포함됩니다. 
 
즉, 위탁관계에 따라 실제 위탁물을 실제로 직접 보관하는 것과 더불어, 사실상 점유하지 않더라도 계약 등에 따라 위탁물에 관한 법률적인 점유권한이 있다면, 위 횡령죄에 있어서 ‘보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횡령죄의 본질은 신임관계에 위배하여 타인의 재물을 영득한다는 배신성에 있으므로, 보관이라 함은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관계에 의한 점유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부동산의 점유관계에서는, 먼저 부동산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는 등기명의의 여하를 불문하고 그 부동산의 보관자가 되고, 부동산에 대하여 사실상의 지배가 없는 경우에도 등기명의를 가지고 있는 때에는 여기의 보관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자간 명의신탁에 있어서 부동산의 명의수탁자가 수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명의수탁자가 그 명의로 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여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우와 달리 판단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더불어,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관계에 대한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그 위탁신임관계를 근거 지우는 계약인 명의신탁약정 또는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횡령죄 성립을 위한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신임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면서 결론을 달리한 기존의 판례들을 변경하였습니다.
 
기존의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있어서는 명의신탁자 명의로 등기된 바가 없다는 이유로 매도인이 그대로 소유자이며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간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해 왔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양자간 명의신탁에 있어서도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하게 되었습니다.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타당한 결론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乙이 丙에게 甲 몰래 임의로 처분한 행위에 대해 乙은 횡령죄로 처벌받지 아니합니다. EP
 
law@ha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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