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월드컵 경기, 수어통역으로 볼 수 없을까

김철환 활동가 | 기사입력 2022/12/05 [09:02]

[칼럼] 월드컵 경기, 수어통역으로 볼 수 없을까

김철환 활동가 | 입력 : 2022/12/05 [09:02]

지난 3일 새벽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황희찬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리기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KBS Sport 영상 갈무리

[이코노믹포스트=김철환 활동가]“아~ 슛, 골인!!”

지난 3일 자정(한국시간) 진행되었던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황희찬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에 터져 나온 함성이었다. 

3일 진행되었던 포르트갈과의 월드컵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16강은 물론이고 4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 이후 16상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월드컵 16강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컸다. 포르투갈 경기는 16강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경기라 관심은 더했다. 

늦은 밤 길거리에서, 집집마다 TV앞에서 응원의 열기는 뜨거웠다. 후반 종료시점까지도 1-1로 무승부 상황이었고, 포르트갈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연장 추가시간에 황희찬 선수가 골을 넣으면서 우려가 환호로 바뀌었다. 방송사마다 해설위원들도, 국민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TV를 보던 청각장애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들에게 아쉬움은 많았다. 경기의 흐름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지만 황희찬 선수의 교체 투입의 상황이며, 패스, 골 득점까지 스쳐가는 빠른 화면만 이를 다 알 수 없었다. 해설위원들의 맛깔나는 해설을 듣지 못하여 기쁨의 정도는 청인(비장애인)에 비하여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과거에 비하여 청각장애인들의 방송 시청 환경은 많이 좋아졌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자막을 가의 다 제공된다. 하지만 축구 등 경기 장면의 경우 해설자의 빠른 말의 속도를 자막이 따라가지 못하고, 오자들도 나오는 경우가 있어 맥이 뚝뚝 끊긴다. 그리고 작은 자막을 뚫어져라 보다보면 경기화면을 놓치는 등 경기를 제대로 관람하기 힘들다. 그래서 가끔 수어통역을 하기도 한다. 

FIFA는 경기 하이라이트 일부 영상에 전 세계 청각장애인 축구팬을 위하여 국제수어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FIFA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지상파방송에서 수어통역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상파방송사의 수어통역 비율이 7% 정도로 낮다. 이러다보니 아침과 점심, 저녁시간대 몇몇의 뉴스 외에는 수어통역으로 방송을 볼 수 없다. 

지난 해 11월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도 하였다. 당시 이들의 요구는 교양이나 다큐프로그램들도 수어통역으로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것이었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경기 등 국제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방송사의 기술적인 문제를 들며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수화언어법” 제2조에는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청각장애인)은 수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모든 생활영역에서 수어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고 있다. 수어사용에 대한 차별금지의 내용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있다. 

월드컵 행사를 주최하는 국제축구연맹인 FIFA(피파)는 축구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축구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을 위하여 국제수어(International Sign Language)로 해설영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경기의 생중계는 FIFA로부터 중계권을 확보한 방송사들이 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한국은 SBS가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KBS와 MBC가 공유하며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에도 중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월드컵 경기를 청각장애인도 시청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것이다. FIFA가 제공하는 영상(하이라이트)에 수어해설을 제공하는 것처럼 중계를 하는 SBS를 비롯한 KBS, MBC 등은 수어통역을 제공하여야 한다. 모든 경기는 아니더라도 한국이 출전하는 경기만이라도 수어통역을 제공하여 같은 한국인임을 공감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EP

k646900@hanmail.net

김철환 활동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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