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경영 위기 심상치 않다".
국내 타이어업계 중 실적 악화폭 가장 커.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5/08/17 [10:18]
[이코노믹포스트=곽현영기자]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전면 파업으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피크제와 일시금(성과급) 연동 문제를 두고 사측과 이견이 좁히지 못하자 17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30분 광주·평택공장, 오전 7시 곡성공장에서 근무조별로 8시간 전면파업을 벌이는 한편 간부들은 철야농성에 들어간다.
금호타이어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근무인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8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데 이어 전면 파업으로 매일 52억여원의 손실이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생산 차질로 지역 협력업체와 금호타이어를 납품받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등에도 간접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07년 1월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신흥국 통화 약세와 중국의 가격 공세에 밀려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 1분기 매출 7543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8%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9.9%에서 5.8%로 반토막으로 전락했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 폭은 더욱 크다. 국내 1위인 한국타이어의 경우 매출액 1조4864억원, 영업이익 2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3%, 21.9% 줄었다. 넥센타이어는 매출액 4438억원, 영업이익 513억원으로 각각 2.0%, 4.7% 감소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전략경영세미나에서 "경쟁사에 비해 실적이 부진하다"며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질타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목표로 매출액 3조8758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 달성을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타이어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넥슨타이어에 쫓기는 상황이라 위기감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임금협상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과 일시금(성과급) 연동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지난 주말 최종협상에서 ▲임금 970원→1900원(일당 기준) 정액 인상 ▲임금피크제 도입시 일시금 300만원 지급 및 정년 만 57세→61세로 연장 등을 제시했다. 만 58세에 90%를 시작으로 해마다 10%씩 줄여 61세가 되면 60%를 받는 조건이다.
반면 노조는 ▲임금 8.3%(15만9900원) 정률 인상 ▲지난해 경영성과금 배분 ▲기피직무 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임금피크제와 상관없이 정년 연장 및 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임금피크제와 연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미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며 "생산·경영지표가 업계 하위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고 있는데 노조의 이같은 요구는 무리"라고 밝혔다.
그는 "사측은 법적 기준보다 정년을 1년 연장함으로써 성의 있는 자세를 보였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금으로서는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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