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총리에게 관계 개선 희망한 시진핑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23/09/25 [07:52]

[사설] 우리 총리에게 관계 개선 희망한 시진핑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23/09/25 [07:5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면담을 하기 위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중국이 우리나라 총리를 환대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을 상기해 보면 격세지감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며 호의를 표했다. 또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싶다는 말도 먼저 했다고 한다. 회담에서는 중국 측 최고위급 요인이 배석했다. 역대 한·중 양자 회담 가운데 격을 최고로 올린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한 결과다. 사실 얼마전 까지만해도 중국측과 회담이나 할 수 있을 까 하는 우려가 컸다. 야당은 특히 미국에 치우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며 한중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맹비난 해왔다. 그러나 시 주석은 회담에 앞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시대 흐름에 맞게 나아가고 끊임없이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는 ‘여시구진 부단발전(與時俱進 不斷發展)’ 여덟자로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

이번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정부의 외교전략이 얼마나 어리석었으며 국민 자존심을 상하게 했는지 알 수 있다. 2017년 12월 14일 중국을 방문 중에 청와대 기자단 소속 기자 2명을 중국 경호원들이 집단폭행했다. 중국 언론 환구시보는 한국 기자들이 취재 규정을 어겨서 이런 일이 생겼다며 가해자는 중국 공안이라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그저 중국의 사과만 기다리는 꼴이 됐다. 또 당시 문 전 대통령의 ‘혼밥’이 우리 국민의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다. 그는 또 중국을 ‘큰 봉우리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부르며 고개를 숙였다. 나아가 사드 추가배치 불가 등 이른바 ‘3불 약속’까지 했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방한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으나 시 주석은 무시했다. 당시 한국 대통령 특사를 홍콩 행정장관 자리에 앉히는 등 노골적으로 우리나라를 홀대했다.

중국의 변화된 태도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당당하면 중국도 우리를 얕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국가 뿐 아니라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비굴하게 굴면 그에 상응한 대접을 받기 마련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담과 더불어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한다. 회담 후 나온 중국 측 보도자료도 우리의 선린우호 정책과 한·중 협력 노력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는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해 왔다. 한·미·일 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며 중국과도 선린우호 관계를 통해 동북아 평화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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