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주장환 논설위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가짜 무기’로 재미를 보고 있다. 가짜 무기를 전문용어로는 ‘디코이(Decoy)’라고 하는데 적군의 탄약과 미사일 등 화력을 소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 단어의 기원은 오리 사냥에서 나왔다. 옛날에는 오리사냥을 할 때 오리 모양의 인형을 미끼로 사용했다. 이를 물가나 숲 속에 두면 오리들이 자기 동료인 줄 알고 날아온다. 이때 잡는다. 필자도 어린시절 이런 디코이를 사용해 잠자리를 잡기도 했다. 연못 등 왕잠자리(일명 오다리)가 많은 곳에서 암놈을 유인하기 위해 수놈의 배에 노란 호박가루를 문질러 노랗게 만든 다음, 다리를 실에 묶어 빙빙 돌리면서 “오다리 오다리”하고 부른다. 그러면 다른 수놈이 암놈인 줄 알고 꽁무니에 달라 붙는다. 이때 손이나 잠자리 채로 포획하는데 성공률이 꽤 높았다. 참고로 오다리는 왕잠자리의 경상도 방언이며 수놈의 몸은 청동색, 암놈은 황금색 같은 진노란색이다. 군대를 다녀 온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전투기, 장갑차, 전차 등을 가짜로 만들어 전략지역에 배치해 놓는 경우가 많다. 고대 전쟁에서도 병력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말이나 마차 등에 나뭇가지 등을 매달아 끌고 다니며 먼지를 일으켜 상대를 오인하게 하기도 했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화살 10만개를 얻기위해 가짜 배를 만들어 조조 군영에 접근, 오인사격을 유도한 장면은 유명하다. 각설하고 미국 CNN은 최근 디코이를 만드는 우크라이나 철강업체 멧인베스트를 소개하면서 D-20 곡사포, 미국산 M777 곡사포, 방공 레이더 등 가짜를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멧인베스트는 가짜 무기가 가능한 한 빨리 파괴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하면서 그 이유를 전비(戰費)가 천문학적으로 드는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속여 값비싼 드론, 포탄, 미사일을 낭비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약이 오를 만도 하다. 그러나 명분없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안색하나 변하지 않는 푸틴 대통령을 응징하기 위해서는 가짜무기가 아니라 그 보다 더 한 묘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SW jjh@economicpost.co.kr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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