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國 分裂 樣相 後暴風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6/06/27 [11:34]

英國 分裂 樣相 後暴風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6/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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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영국 발(發) ‘브렉시트 쇼크’가 세계 정치와 경제 질서를 통 채로 뒤흔들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의 결속으로 탄생한 유럽연합(EU)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브렉시트가 내포하고 있는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경향은 지난 수십 년 간 진행돼 온 세계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또한 세대 간 갈등을 첨예하게 표출시키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전후로 영국에서는 1946년~1965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들 간 극심한 의견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23일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세대별로 뚜렷하게 갈렸다. 25~29세 청년층의 64%는 EU 잔류를 선택했다. 30~34세도 EU에 남겠다고 투표한 비율이 61%에 달했다. 반면 45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EU 탈퇴에 투표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밀레니엄 세대들은 브렉시트 결정에 반발하면서 재투표 청원 서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무상교육과 풍족한 연금, 사회계층간 이동 가능성 등 모든 것을 향유했던 베이비부머들이 젊은 세대의 미래를 빼앗아 버리는 결정을 내렸다고 성토하고 있다.

영국의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들에서도 세대간 팽팽한 여론전이 펼쳐지고 있다. 자신을 밀레니엄 세대라고 밝힌 니콜라스 바렛은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브렉시트가 밀레니엄 세대에게 3가지 비극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정치문화 비평매체인 ‘더스트릭스닷컴(thestrix.com)’의 편집 부국장인 바렛은 첫 번째 비극으로 곤궁한 노동자들이 브렉시트에 표를 던진 것은 자승자박이라고 개탄했다. 바렛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인해 각종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임금도 더디 올랐다. 노동자들은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와 복지혜택의 지분까지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노동자들의 곤궁한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민자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국제적인 협력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와는 정 반대로 가는 쪽에 표를 던졌다”라고 말했다.

바렛은 브렉시트의 두 번째 비극으로 젊은이들이 유럽으로 통화는 문이 전부 닫히게 된 점을 꼽았다. 그는 “젊은 영국인들은 27개 EU국가들로 진출해서 일하고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했다. 기성세대가 브렉시트에 투표하는 바람에 영국의 젊은 학생들은 에라스무스(EU 내 교환학생 제도) 혜택도 누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퇴를 택한 노년층들은 유럽대륙으로 가서 공부를 하거나 일자리를 구할 필요가 없는 이들이다. 자신들의 여생 20여 년 동안만 경제적 혼란을 감수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불과 20년 삶은 남겨둔 베이비부머들이 앞으로 80여년을 살아야 할 밀레니엄 세대들의 삶을 규정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탄했다.

바렛은 브렉시트의 세 번째 비극으로 영국인들이 전 세계인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 “탈퇴”에 표를 던졌다는 사실을 꼽았다. 그는 “영국인들은 미국과 중국, 인도, 호주 등 우방들은 물론 영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전 세계가 한 목소리로 브렉시트를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했다. 영국에 너무 많은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밀레니엄 세대들의 질타에 대한 베이비붐 세대들의 반박도 쏟아져 나왔다. 자신을 베이비부머라고 소개한 숀 오그래디는 26일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자신이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데 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위험이 닥칠 것을 알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앞으로 누릴 혜택을 위해 브렉시트를 택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얼마간의 저축과 연금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오그래디는 “당장은 경제가 나빠지겠지만 시간을 두고 회복할 것이다. 그 혜택을 누리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젊은 세대들이 내 나이가 됐을 무렵 EU에 남아 있었더라면 누리지 못할 복지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그래디는 “중단기적으로는 영국의 경제와 공공재정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지난 1973년 우리가 유럽공동체(the European Community)에 가입했을 당시에도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영국의 경제는 보다 건강해 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삶의 질은 더 높아지고,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영국 경제는 다시 적응을 하고 세계경제와의 관계도 다시 조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그래디는 이어 “우리 세대들이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 비해 더 많은 혜택을 누린 건 사실이다. 세대 간 이해관계로 부당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그런 사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그래디는 또 “나는 젊은 세대들이 더 좋은 출발의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브렉시트로 인해 내가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젊은이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보다 활력 넘치는 경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당장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언젠가는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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