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11/02 [09:06]
[이코노믹포스트=정시현기자]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라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주문에 지난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10월 6대 주요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7조4750억원으로 전달(374조6017억원)과 비교해 2조8733억원 늘었다.
지난해 동기 증가액(6조9384억원)의 41.4% 수준이고, 올해 월별 증가액으로 따져봐도 둔화한 증가폭이다.
6대은행의 전달 대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올해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의 증가 속도가 빠른 은행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예고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증가액의 60.0%(1조7259억원)를 하나은행이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다른 은행들은 눈에 띄게 둔화한 증가폭을 나타낸 것이다.
하나은행은 아낌e-보금자리론을 2014년부터 약 2년간 단독취급해온 영향으로 정책자금의 대출 규모가 다른 은행보다 두세배 정도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보면, 1월 1조3308억원을 기록했지만 수도권에서 우선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2월 증가액은 846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3월 2조1629억원, 4월 3조2066억원, 5월 3조5421억원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후 6월 증가액은 3조1771억원으로 나타나 증가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재건축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면서 비수기인 7월 증가액이 외려 4조2019억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3조9882억원, 3조968억원으로 증가폭이 다소 둔화했다.
은행별로 보면 리스크 관리에 민감한 신한은행은 잔액이 992억원 줄었다. 집단대출 잔액도 2243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대주주인 기업은행도 445억원이 감소, 8월부터 석달 동안 주택담보대출 총량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도 1591억원이 늘어 잔액이 줄진 않았지만 증가폭이 둔화했다. 국민은행의 3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보면 7월 4372억원, 8월 4640억원, 9월 1조568억원 수준이었다.
농협은행의 증가액 역시 3716억원에 머물렀다. 농협은행은 7~9월 1조2145억원, 1조8104억원, 5176억원을 늘려왔다.
지난 8월부터 두달 연속으로 잔액이 줄었던 우리은행은 7604억원이 늘었다. 8월 우리은행은 2013년 8월 이후 3년 만에 주택담보대잔액이 감소한 바 있다.
6대은행의 집단대출은 111조5061억원으로 전달 대비 9560억원이 늘었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1분기(3월) 2조1062억원, 2분기(6월) 1조3607억원 수준이었다.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최근 중도금대출 등의 집단대출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일으킨 집단대출이 집행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은행들의 집단대출과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중도금대출을 아예 안 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은 526조3274억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4조6903억원이 늘었다. 가계대출은 지난 8월 올 들어 최대 증가액(6조2104억원)을 기록한 뒤 9월 3조7882억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증가속도를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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