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관처럼 훤히, 미리보는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 수장고’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12/20 [11:30]
[이코노믹포스트=황영화기자]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 수장고 및 정보센터’ 설계공모에서 신한종합건축사사무소의 ‘시간(示間)’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국가 문화예술 기반시설인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품 가치 보존과 관리뿐 아니라 ‘개방’이라는 가치에 중심을 뒀다. 일반에 공개해 활용하는 수장고를 목표로 ‘개방된 공간(Open Building), 개방된 소장품(Open Collection), 개방된 기관(Open Institution)’으로 틀을 잡았다. 물리적 시설 오픈을 넘어 국립민속박물관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체험을 가능케하는 문화공간을 건립지침 삼아 설계를 공모했다.
송주경 신한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시간(示間)’이라는 개념으로 ‘시간을 거닐다’, ‘시간을 마주하다’, ‘시간을 지키다’ 3가지 기본개념을 설정했다. 수장고의 새로운 활용방안인 개방형을 표방, 단순 보존하는 수장고에서 보이는 수장고로 변화해 대중에게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변질서와의 조화, 헤이리 연계, 1~3단계별 개발방향의 합리성 등도 고려했다. 넓은 전면 행사마당과 후면 야외전시마당은 내외부가 하나된 박물관을 상징한다. 1층은 수장전시실, 개방형수장고, 디스커버리센터, 보존과학연구스튜디오 등 전시, 체험 위주의 영역이다. 2층에서는 전시, 정보, 교육이 이뤄진다. 지하1층은 소장품의 안전한 반입과 보안성을 강화해 수장고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코자 했다. 관리, 하역, 보존과학 영역은 3단계 연계를 감안해 하나의 영역으로 조성했다. 입면은 전통가옥의 요소를 현대적 재료로 재해석해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심사위원회(위원장 전명현 헤이리예술마을 건축·환경 위원장)는 “‘시간, 시간의 켜가 쌓이는 개방형수장고’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사이는 시간(時間)의 켜이며 이 켜가 쌓여가는 공간이 수장고이므로 한민족의 흘러간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시간이 보이는 공간(示間)'의 개념으로 과거의 유물을 단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살아 숨쉬는 공간을 연출했다”고 평했다.
진입로비에서 개방형수장고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수장고의 시각적 개방을 극대화, 상징성을 부각했다. 분지형 계획대지에 순응하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 기존의 수림을 최대한 보존하고 인근 헤이리 예술마을을 고려해 주말에 주차장을 공유하는 등 주변 연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31번지 일대에 대지 6만5416㎡, 연면적 1만202㎡ 지하1층, 지상3층 이내 규모로 들어선다. 사업비는 440억원이다.
당선작 외에 우수작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문턱이 낮은 열린 박물관’, 가작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가함정’, 가작 리담 플랜&플래너스 건축사사무소 ‘시간저장소’, 가작 가종합건축사사무소 ‘진품명관’도 주목받았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변화하는 21세기 박물관 시설로서 유물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통한 가치 확산과 관람객 스스로 지식을 얻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탐험가, 큐레이터, 학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열린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문화재청 ‘경복궁 2차 복원정비계획’에 따라 2031년 철거 예정이다. 이전 건립이 불가피하다. 기획재정부는 총사업비 2045억원, 연면적 3만3869㎡로 사업규모를 확정했다. 1단계로 올해부터 2020년까지 지원시설인 개방형수장고와 정보센터를 건립하고, 2단계로 2024~2030년 핵심시설인 본관 이전건립을 추진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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