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EU는 십자군 동맹"

"터키 가입 안 시켜줘"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7/04/03 [13:54]

에르도안, "EU는 십자군 동맹"

"터키 가입 안 시켜줘"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7/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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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기독교를 믿는 '십자군 동맹'이기 때문에 이슬람 국가인 터키를 가입시켜 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터키 매체 후리예트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진행한 개헌 국민투표 찬성 집회에서 터키는 기독교 국가가 아니어서 절대 EU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달 24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EU 정상들과의 회동에 대해 "EU 회원국 지도자들 모두 바티칸에 가서 교황의 말을 유순하게 듣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EU)이 54년째 터키를 가입시켜 주지 않는 이유를 아는가?"라고 반문했다. 터키는 1963년부터 EU 가입을 추진했지만 인권 문제 등 자격 미달로 가입이 유보되고 있다.

에르도안은 "이 야단스러운 상황은 분명하다. 그들은 십자군 동맹(Crusader Alliance)"이라며 "내가 EU에 관해 한 말은 모두 맞았다. 그들은 우리에게 수년간 거짓말을 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가 유럽에서 자국민 대상 개헌 찬성 집회를 추진하면서 지난 한 달간 양측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터키는 국민투표 가결에 재외 유권자 표가 필수라고 보고 해외 집회를 추진했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국들은 표면상 사회 불안 고조를 이유로 들어 터키 정부의 집회를 불허했다. 이들은 그러나 터키의 국민투표를 사실상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터키는 오는 16일 대통령 중심제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안건에는 헌법 18개 조항 수정을 통해 의원내각제를 폐지하고 통치 구조를 대통령 위주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겼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회 불허국들이 터키를 상대로 독일 나치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파시즘(전체주의)이 유럽에 다시 등장했다고 규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직장 내 히잡 착용 금지를 인정한 일을 놓고도 '기독교 대 이슬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CJ의 판결은 유럽이 이슬람을 상대로 '십자군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유럽연합(EU)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유럽의 원칙, 가치, 정의가 이런 것이냐"라고 말했다.

그는 EU와 터키의 갈등이 더욱 악화한다면 중세 시대처럼 유럽의 기독교 진영과 중동 이슬람 세력이 대립하는 종교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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