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인터뷰]박인용 안전처장관

"지진대책 이제 시작 단계…'국민안전운동' 차기정부 지속 추진해야"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7/04/12 [15:20]

[EP인터뷰]박인용 안전처장관

"지진대책 이제 시작 단계…'국민안전운동' 차기정부 지속 추진해야"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7/04/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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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한지연기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지난 7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차기 정부가 중점을 두고 챙겨야 할 안전정책으로 '국민안전문화운동 확산'을 꼽았다.

박 장관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4년 11월19일 출범한 국민안전처 초대 장관으로 발탁된 이후 2년5개월 동안 범정부 재난안전 콘트롤타워 수장 역할을 해왔다. 메르스 사태와 9·12지진, 조류인플루엔자(AI), 대구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 대형화재, 남양주 붕괴사고 등 자연재난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재난현장에서 진두지휘했다. 다음달 9일 치러지는 '장미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그는 다음달 이임한다.

박 장관은 "안전처는 올해를 '국민안전문화운동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국민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음 정부도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문화운동을 확산시키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12 경주지진 당시 안전처는 뒷북 지진문자와 늑장대응으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대신 이를 계기로 모든 신축주택과 학교, 병원, 건물 등의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기존 건축물을 내진 보강하면 세금을 감면하는 내용의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정부의 지진대책은 아직 멀었다. 지진 선진국이라는 일본도 15년 동안 준비해도 그런데 우리는 아직 1년도 안됐다"면서 "이제 하나하나 시작이 됐다. 국회에서 자꾸 지진 발생 이후 달라진게 없다고 하는데 예산이나 법 마련 등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소래포구 등 잇따른 전통시장 화재와 관련해서는 "올해부터 16억원을 들여 불이나면 자동으로 119에 신고하는 '자동화재속보설비'를 설치한다"면서 "화재 확산의 주원인인 점포내 비닐형 가림막, 가판대 보호천막을 방화천막으로 교체토록 지도·홍보하는 사업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김정남 암살사건이후 북한의 생화학테러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새로 만드는 주민대피시설 13곳에 화생방 방호기능을 보강하고 민방위 대원에게 방독면 10만개를 올해중으로 우선 보급하겠다"며 "일반국민들은 유사시 스스로가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민 1인당 1방독면 보유를 적극 홍보하고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장관과의 일문일답.

-.재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의식 수준은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세계 1등인 것 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안전에 대해서는 1번으로 대응하고 조치, 예방 등 대비하지 않으면 국정을 운영하는데 상당히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9·12지진 당시 안전처가 늑장대응으로 비난을 받았다. 지진대책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랐다고 봐도 되나.

"아직 멀었다. 일례를 들면 지진에 대비하려면 예·경보시스템, 지진탐지기, 지진가속기를 구축하고 건물마다 내진설계와 내진보강을 하는 등 종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중 내진보강은 공공시설물 내진비율을 49~55% 목표로 하는데 공공시설만 내진보강하는데 25조원이 든다. 1년에 1조씩 내진보강에 투입해도 대통령이 5번 바뀌어야 한다. 이것도 민간시설 말고 공공건물만이다. 지난해 내진보강에 대한 예산이 1423억원 정도 됐다. 올해 예산은 8393억원(2542곳)이다. 6배 정도 증액됐다. (지진대책이)다 됐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0년 정도 걸려야 한다.

일본도 1995년 6000명이 희생된 고베지진 이전까지 (지진대책이) 굉장히 취약했다. 이후 적극적으로 보완했는데도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쓰나미로 1만명이 희생됐다. 지진선진국이라는 일본도 15년간 준비해도 그런데 우리는 아직 1년도 안됐다. 이제 하나하나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국회에서 자꾸 지진 발생 이후 달라진게 없다고 하는데 달라지게 만드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도, 법도 그렇다. 내진보강 예산은 1조도 안된다. 25년, 30년이 걸려도 안 된다는 얘기다. 대책을 세우면 다른 신종재난이 생기고 재난끼리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후쿠시마원전사고도 대지진 쓰나미란 자연재난이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이어져 사회재난이 됐다.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은 안전합니다'라고 하는 순간 거짓말이다. 재난과 안전대책이 완성되는 것은 영원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완전하게 되기를 계속 추구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노력하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민 세가지 요소가 균형이 맞아야 한다. 이는 단시간에 요구하면 결국 되지 않는다. 시멘트가 자갈과 모래, 물 세가지가 합쳐져야 단단한 콘크리트가 되듯이 시간과 예산, 국민들의 노력이 합해져야 한다."

 

-.기존에 지어진 민간건물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민간에 개입하기는 그렇지만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닌가.

"민간을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 민간은 인센티브와 보상을 주는 것으로 유인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민간건물 내진율을 30%에서 80%로 끌어올리는데 30년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이제 아기가 태어나서 태동하는 단계다. 면세와 보험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부동산계약서에 내진설계가 된 건물이라고 인증되도록 하면 세입자들이 지진에 대비한 내진보강 건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외신에서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핵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생화학 공격 테러에 대한 국민보호 대책은 잘 세워지고 있나.

"이전부터 테러대응은 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3월 테러법이 만들어졌다. 법이 정해져야 예산이 따라오고 정책을 해나갈 수 있는데 아주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테러에 대해서는 그래도 안전한 국가다. 법이 늦게 제정됐지만 테러에 대해서는 많은 준비가 돼 있다. 특히 군이 잘 돼 있고 인력이나 장비나, 경찰도 잘 돼 있다. 2010년에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었다. 서해5도섬 지역과 경기, 강원전선은 대피시설이 190개가 확충됐고 내년이후에는 신규 대피소 280곳이 더 지어진다. 올해부터 새로 만드는 주민대피시설 13곳에 대해 화생방 방호기능을 보강한다. 또 민방위 대원에게 방독면 10만개(11억1000만원)를 올해중으로 우선 보급하고 앞으로 5년간 매년 37만개씩 총 185개를 보급할 예정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유사시 국민 스스로가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민 1인당 1방독면 보유를 적극 홍보하고 권장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대상 화생방 교육을 위해 민방위 교육시 화생방 방호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 북한의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경보음을 개발해 2020년까지 전국 220여개 민방위 경보단말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방에서는 북한의714명 규모의 테러대응구조대 24개대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화생방 대응 전문장비(1463점) 확충과 일반 구조대원까지 화생방 전문교육을 확대 실시하는 등 화생방 테러 대비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가안전대진단이 마무리 됐다.

 

"우선 올해 대진단기간중 시설물 등 33만개소를 점검해 경미한 사항이 지적된 5000여개소를 현장에서 즉시 시정했다. 보수·보강 등 필요한 1만3000여개소는 가용예산이나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진단의 성과는 안전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안전처의 대표브랜드가 '안전신문고'인데 대진단 기간중 신문고를 통해 총 3만6000여건(하루 평균 668건)의 안전위해 요소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다.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었다. 안전신문고앱 다운로드수는 170만건을 넘었다. 홍보와 캠페인, 특별교부세와 자원봉사 인증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안전신고가 이제 어느정도 소프트랜딩(연착륙)했다. 신고건수가 27만여건임을 감안할때 '하이니 법칙'(대형사고가 일어나기전 사소한 사고 25가지와 300개 이상징후가 나타난다는 안전사고 법칙)에 따라 900개의 대형사고를 막은 셈이다."

-.최근 인천 소래포구와 대구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의 안전점검에도 대형화재가 발생하고 있는데 재난당국의 대처가 안이한것 아닌가.

 

"(재난당국에서는 전통시장 화재를) 안이하게 보고 있지 않다. 전통시장은 자생적으로 생겨난 곳이 대부분이라 건축과 전기, 가스, 소방 등 화재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이 장사를 하기 위한 구조로 돼 있다. 큰 상회는 자동경보기나 소화기가 설치돼 있는데 자판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불에 잘타는 나무상자와 천막, 비닐을 덮어놓는다. 또 화재 발생시 건물간격이 좁아 소방차는 못들어가고 주변구역까지 불이 빨리 붙는다. 대전에 있는 전통시장에 갔을때는 콘센트에 20개 전선이 연결돼 있어 깜짝 놀랐다. 따라서 이달부터 전체 1577개 전통시장중 점포가 1000개 이상인 대형시장(20곳)은 중앙특별조사단, 나머지는 시·도 소방본부에서 합동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16억원을 들여 불이나면 자동으로 119에 신고하는 '자동화재속보설비'를 연내 설치하고 화재 확산의 주원인인 점포내 비닐형 가림막, 가판대 보호천막을 방화천막으로 교체토록 지도·홍보할 계획이다. 취약성이 높은 전통시장에 대해서는 소관부처인 중소기업청과 협의해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장기적인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

 

무엇보다 전통시장 화재안전을 위해 상인들의 협조가 중요하다. 점포마다 소화기를 비치하고 난로 등 전열기 주위에 타는 것이 없는지 늘 살펴보고 내 점포 뿐만 아니라 이웃 점포까지 야간 철시 시에 전원차단 등 안전수칙을 꼭 지켜주기를 당부한다."

-.오는 26~28일 대구 엑스포에서 소방산업박람회가 개최된다. 준비는 잘되고 있나.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국내 유일의 소방안전 전문박람회다. '소방산업진흥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300여개 이상의 소방산업체들이 참여한다. 5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전시관도 설치했으며 국제세미나 5건 등 모두 31건의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세계 5대 소방안전박람회 위상에 걸맞게 20여 개국의 해외바이어와 아시아 주요 정부 인사를 초청해 해외시장 개척과 국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진과 화재진압, 인명대피 등 재난시 올바른 대응과 재난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가상현실(VR) 체험장도 별도로 운영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국민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안전문화운동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안전처는 올해를 '안전문화운동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국민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안전교육을 확대해 개개인의 안전 역량을 높이고 사회전반에 안전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참여형 안전문화운동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 안전문화운동의 전국적 확산에 앞서 상반기중 대전시청과 세종시 2개 학교를 시범기관으로 선정해 안전문화운동 표준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또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지도'를 제작해 영유아기에서 노년기 등 생애주기별로 갖춰야하는 개인의 안전역량을 제시하고 이를위한 교육 교재, 강사도 확충해 실질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차기정부가 중점적으로 챙겨야 할 안전정책을 짚어달라.

"모든 정책을 밤낮없이 발굴 추진해야겠지만 안전의식을 구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전의식은 국민만 하는게 아니라 중앙부처와 지자체 모두가 해야 한다. 이런 의식이 바로 서려면 캠페인이 자꾸 확산되고 안전문화운동이 전제돼야 한다. 안전처가 올해를 안전문화운동 도약의 원년'으로 정했는데 다음정부도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문화운동을 확산시키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것만 되면 다른 것은 다 된다. 국민들도 재난과 사고가 났을 때만 정부에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느냐고 비판하면 안 된다. 안전문화운동을 우리 국민 전체에 확산시켜야 한다.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 안전의 관건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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