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떠나고-코스닥 시름 깊어지고!!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7/09/29 [14:45]

셀트리온 떠나고-코스닥 시름 깊어지고!!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7/09/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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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정시현기자]
코스닥의 '대장주' 셀트리온이 코스닥 상장 12년 만에 둥지를 떠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29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코스닥의 '간판스타'였던 카카오에 이어 '큰 형님' 셀트리온까지 이탈을 결정함에 따라 코스닥 시장은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셀트리온이 떠난 코스닥 '대장주' 자리는 일단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면에서나 위상에서나 대장주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규모는 17조1444만원.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8%에 달한다. 이는 코스닥 시총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3.15%)의 2.4배, 3위인 CJ E&M(1.33%)의 5.7배에 이른다.

이에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으로 코스닥의 위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까지 둥지를 옮기게 되면, 코스닥 시장내 불안심리가 확산돼 향후 셀트리온헬스케어, CJ E&M 등 다른 기업들의 연쇄 이탈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 이탈로 빠져나간 시총은 추후 우량회사 2~3곳만 들어와도 채울 수 있지만 문제는 상징성"이라며 "셀트리온은 코스닥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로 카카오의 이탈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토로했다.

 

셀트리온의 이탈은 가뜩이나 심화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높인다. 지난 한달 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다름아닌 셀트리온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간 셀트리온 주식 2475억283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 이전상장 사례와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개선된 실적 등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의 이탈 여파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우량 기업들이 올 하반기 줄줄이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는 것도 대장주의 부재에 따른 타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올 4분기 코오롱의 미국 자회사 티슈진이 코스닥 입성을 추진 중이며, 티슈진은 상장후 시가총액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이밖에 시총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스튜디오드래곤과 동구바이오제약, 바이오벤처기업 비트로시스 등도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셀트리온 이전상장이 코스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08년 11월 상징성이 컸던 네이버의 이전상장 사례를 보면 당시 코스닥은 코스피를 크게 웃돌았고, 최근 카카오 이전상장 이후에도 코스닥은 코스피를 1%포인트 밑돌았는데 이는 카카오와 무관한 기관의 순매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소형주 펀드의 자금흐름은 긍정적"이라며 "따라서 코스닥 기업들의 향후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기관 순매도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심리적 요인과 수급이슈 등으로 인해 올 들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와 달리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코스피 만큼이나 견고한 코스닥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지난 2분기 실적을 반영한 코스닥 영업이익 증가율은 16.8%로 개선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개발, 상장기업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코스닥 살리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통합 지수 개발과 간접상품 다양화, 연기금 유치 확대 등 수익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또 상장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IR 강화, 시장정보 제공 확대 등의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대표주의 연쇄이탈은 양 시장 상호간 특색을 달리하던 병립구도가 무너지고 코스닥 중소형주 시장이 메이저 무대 진출 채비를 갖추는 마이너리그 팜(Farm) 성격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며 "동서,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 또한 대열을 이탈하는 상황에선 미봉책 제시에만 치중하기 앞서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 시장 활성화에 대한 분명 한 의지와 본질적 처방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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