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한지연기자] 그동안 치료제가 없어 두 달 안에 대부분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소세포폐암 액손20 유전자 변이 환자에게 희망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2015년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 한 자체 개발 내성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진전된 임상 결과가 일본 요코야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됐다고 18일 밝혔다.
임상 2상에서 약효가 입증되는 등 진전된 결과가 나타난 만큼 '포지오티닙'이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상종양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헤이마흐 교수는 이날 연구자 발표에서 "포지오티닙이 비소세포폐암 중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서 기존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TKI(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치료제보다 획기적으로 우월한 약효를 확인했다"며 "중추신경계 전이 및 연수막(뇌척수액) 질병 환자에서도 약효의 활발한 활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엑손은 유전자의 염기 배열 중 단백질 합성의 정보를 가진 부분을 말하며, EGFR은 암세포의 성장, 분화 및 생존에 대한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다.
현재 전세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0% 가량에서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집중적으로 표적해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발표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GEM모델(유전공학적 쥐)과 PDX모델(환자 유래 암조직 이종이식 모델)에서 기존 TKI 치료제에 비해 40배 이상의 효력과 80% 이상의 종양 크기 감소 효과를 보였다.
MD 앤더슨 암센터 등은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폐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의 73%(11명 중 8명)에서 객관적 반응율 및 부분 반응율을 확인했다.
이는 '포지오티닙' 투여 환자 가운데 73%는 종양의 크기가 감소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 치료제에서는 종양 크기 변화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헤이마흐 교수는 "EGFR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기존 1세대 TKI 치료제에서의 반응율은 한자릿수, 무진행 생존율은 두 달에 그치고 있다"며 "매우 고무적인 사실은 포지오티닙을 하루 16mg 투약받은 해당 환자의 11명 모두에서 종양 감소가 확인됐으며 중추신경계에서의 활성도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대표이사 권세창 사장은 "이번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를 통해 난치성 폐암치료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획기적 전기가 마련됐고 이 결과를 토대로 빠른 상용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