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한국지엠 협력사 어음 거부 후폭풍
연쇄부도 우려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8/03/08 [16:05]
[이코노믹포스트=정시현기자] 국내 금융권이 한국지엠 협력사들이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 할인을 거부하면서 연쇄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 협력사들은 납품대금으로 받은 60일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외상채권담보대출)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는데, 은행들이 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한국지엠 1차 협력사들의 지난 2월 기준 공장 가동률은 50∼70%대로 떨어졌고, 매출액(1∼2월)도 전년대비 20∼30%가량 급감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한국지엠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을 중점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영세한 2~3차 협력부품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어 연쇄 부도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협회는 "연초부터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상승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이 확정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수익구조는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며 "한국지엠의 수출과 내수판매 부진이 맞물리면서 납품물량이 급감한 협력업체들은 매출액 감소, 가동률 저하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차 협력사들이 2~3차 업체에 끊어준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되면, 영세한 2~3차 업체들이 먼저 부도나면서 부품공급망의 붕괴로 이어져 1차 협력사들까지 연쇄부도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와 GM의 협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한국지엠 협력부품업체들의 생존기반이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6년말 기준 한국지엠의 1차 협력사는 318곳으로, 이중 LG전자, 두산인프라코어, 세방전지, 한국타이어 등 비전문업체 17개사를 제외할 경우 순수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는 301곳이다. 301곳 중 한국지엠 100% 단독 거래업체는 86곳이며, 납품액의 50% 이상을 한국GM에 의존하고 있는 업체도 154곳(51.2%)에 달한다.
301개 협력업체의 종업원은 9만3015명에 이르며, 이중 100% 단독 거래업체 86개사의 종업원은 1만713명이다.
2차~3차 부품업체의 종업원 4만7000여명을 포함하면 14만여명,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 직·간접 이해관계자 고용인원까지 합하면 30만명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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