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라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6/12 [16:12]

스타트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라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6/12 [16:12]
5월 2일 열렸던 소셜 벤처 스타트업 전시상담회. 사진 /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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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임동현 기자] '모바일 벤처 연합'을 표방하며 국내 최초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불렸던 옐로모바일이 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규정을 위반해 과징금 45300만원이 부과된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한때 130여개의 계열사를 가지기도 한 옐로모바일이었지만 지난해 318억원의 적자를 봤고 2017년 부채비율이 700%를 넘으면서 공정위의 기준을 넘어섰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스타트업. 기존 창업과 달리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고위험 및 고수익의 가능성을 안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실패위험이 크고 수익 실현까지의 소요시간이 길기 때문에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험자본 중심의 선순환 투자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를 발표했다. 이 세 나라는 지난해 스타트업 대상 투자 활성화로 사상 최고 금액이 투자됐고 특히 후발국가였던 한국과 중국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유치한 투자액을 보면 한국 45억달러, 미국 991억달러, 중국 1131억달러로 유치 투자액은 미국과 중국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미국 21%, 중국 94%, 한국 106%로 우리가 크게 앞서가고 있다.

 

한국은 메가투자(1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특정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 유치가 드물었지만 해외VC 주도로 메가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투자 규모 확대와 유니콘 배출을 촉진하고 있다. 2018년 메가투자 유치는 총 4, 2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투자 금액의 60%를 달성해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엑시트'의 경우 한국은 5.8%로 미국(12.3%), 중국(6.8%)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엑시트는 투자금 회수를 통한 재창업과 재투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최근 양적으로 크게 팽창했지만 성장기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엑시트가 미진해 아직 창업-성장-회수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자대상 측면에서는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 부족, 투자자 측면에서는 민간 모험 자본 부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의 양적 확대보다 과감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신산업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투자대상 매력도 제고 및 민간 주도 자본 활성화를 통한 모험투자 실현이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융합 플랫폼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핀테크, 헬스케어, 모빌리티 산업 관련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경우 스타트업 투자 활력 제고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10일 서울 신용보증기금 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다'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며 제조, 하드웨어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출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보경 한국무역협회 신성장연구실 수석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엑시트의 부족은 큰 규모의 M&AIPO(기업공개)가 부족했다는 것인데 엑시트를 할 만큼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옐로모바일의 사례를 보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 스타트업의 수도 늘고 투자규모도 커졌으며 옥석을 가리는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생태계가 건강하게 정착하는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프로그램도 많고 현재로서는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본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신산업 분야의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해외 투자 등으로 자본이 통하는 경로를 많이 열어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P

 

ld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임동현 취재부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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