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홀한 관리, 부실한 판매가 낳은 ‘생명보험 해약’

최민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1/08 [16:36]

소홀한 관리, 부실한 판매가 낳은 ‘생명보험 해약’

최민경 기자 | 입력 : 2019/11/08 [16:36]

 일러스트 /  이코노믹포스트 


[
이코노믹포스트=최민경 기자]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해 생명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들이 많다. 하지만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유지 제도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불완전판매 및 관리 소홀로 인해 가입자가 해약을 결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7, 최근 3년간(20166~20196) 생명보험을 해약한 경험이 있는 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명보험 해약실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생명보험을 해약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1인당 평균 1.4건의 보험을 해약했고, 평균 5.05년 동안 보험계약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13회차 및 25회차(가입 후 1~2) 생명보험 계약유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해약율이 증가했다. 13회차 계약유지율은 201682.4%에서 201781.2%, 201880.7%로 낮아졌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201669.8%에서 201768.6%, 201865.5%로 낮아졌다.

 

생명보험을 중도에 해약한 사유로는 경제적 어려움, 목돈 마련, 보험료 납입 곤란 등 '경제사정'44.0%로 가장 많았고 '보장범위 부족'(15.6%), '설계사의 설명과 다른 불완전판매'(10.0%)도 해약의 주이유였다.

 

'보험금 수령시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 하락'(9.0%), '너무 긴 보험료 납입기간'(7.8%), '가입 의사가 없었지만 지인의 권유로 가입해서'(6.4%), '보장 보험금이 소액'(3.2%) 등의 이유도 나왔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경제 사정으로 긴급자금이 필요하거나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의 중도해약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 계약유지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긴급자금이 필요할 경우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보험계약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보험계약 대출',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이 자동적으로 보험계약 대출금으로 처리되어 보험료로 납입하는 방식인 '보험료 자동대출 납입', 보험(보험금)과 보험료 수준을 낮추는 방법으로 감액된 부분은 해약처리 후 해약환급금을 지급하는 '보험금과 보험료 감액' 등이 그것이다.

 

또 변액보험의 경우는 일정 한도 내에서 적립액을 인출해 사용하는 '중도인출'과 의무납입기간 이후 일시적으로 보험료 납입을 중지할 수 있는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유예)' 등이 있다.

 

이 생명보험계약 유지 제도의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보험계약 대출'70.2%, '중도인출'54.2%,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유예)49.0% 였으며 나머지 제도의 경우 20% 정도만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보험사의 제도들을 알지 못해 보험 해약을 선택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해약자 중 10%'설계사의 설명과 다른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들었고 생명보험 계약을 유지하면서 관리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절반이 넘는 51.2%가 나왔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접수된 생명보험 관련 피해구제 신청 1,562건 중 291(18.6%)'부실모집' 관련이었고, 2018년 금융감독원의 생명보험 관련 민원 21,507건 중 불완전판매 등 보험모집 관련이 8,259(38.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상당히 큰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고객 유치에는 열을 올리지만 유치 후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가입하면 이후에는 나가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이다. 해약을 해도 보험사는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입자들이 일반 상품을 구매하듯이 충분히 상품 정보를 알고 가입을 한다면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데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능동적인 가입이 아닌 지인이나 설계사의 권유로 수동적인 가입을 하다보니 유지 제도를 몰라 중도 해약으로 손실을 입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게 써 놓은 보험 내용도 문제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보완을 해야하고 여러 방법을 통해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불완전판매의 경우 청약 철회 등이 가능하게 하고 소비자들이 다시 선택할 기회를 주는 등으로 보완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관리의 범위가 각각 다르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더 많다고 느껴질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고객이 해약을 한다면 보험료를 받지 못하고 가입자가 줄어들고 이미지도 좋아지지 않기에 충분히 회사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판매의 경우 GA(보험대리점)까지 관리해야한다는 점도 분명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건의를 한다고 하니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P

 

 

 

ldh@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최민경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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