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 금감원 중징계에도 버티기 가능할까... 재심 신청해 제재 허점 노릴 수도

정순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1/09 [11:38]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 금감원 중징계에도 버티기 가능할까... 재심 신청해 제재 허점 노릴 수도

정순영 기자 | 입력 : 2020/01/09 [11:38]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 / 뉴시스


[이코노믹포스트=정순영 기자] 연임이 확실시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더라도 제재 규정의 허점을 노려 2023년까지 연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과 3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책임에 대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12월 26일 손태승 회장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은행법 54조에 따르면 은행 임직원이 회사의 건전 운영을 크게 해쳤을 경우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손태승 회장이 통보받은 문책경고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올해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회장이 문책경고를 받게 될 경우 회장 연임은 물론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제재 수위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물러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적리스크가 큰 상황에서도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진위원회는 지난 12월 30일 금감원 통보 4일 만에 돌연 손태승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보통 임기 만료 두 달 전 꾸려지는 임추위가 손 회장 임기 만료 3개월을 앞두고 인선 일정과 후보군 공개 등의 기존 과정들을 생략한 채 회장 인선 결과 발표를 서두르자 업계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되더라도 우리금융이 재심을 요청해 오는 3월 예정된 우리금융 주주총회까지 제재 통보를 늦추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주총을 통해 회장직 연임이 확정되면 오는 2023년 3월까지는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징계를 받을 경우 향후 3년간 새로운 금융사 임원직을 맡을 수 없을 뿐 현 임원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규정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금감원이 제재심 이후 3월 전까지 징계를 서둘러도 손 회장이 재심, 이의제기, 행정소송 제도까지 활용하면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3월 이후로 얼마든지 시간을 지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금감원 제재심에서 징계가 결정된다면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우리금융 임추위와 이사회가 DLF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고 연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리도 설득력이 없다”며 “손해배상금으로 지급되는 금액은 결국 우리은행의 손실이므로 손태승 회장에 대해서는 연임으로 보상할 것이 아니라 감독부실로 회사에 손실을 야기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맞다”고 성토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회장 인사를 먼저 낸 이유는 주주입장에서 볼 때 손 회장이 그동안 경영 성과를 내는 등 회사를 잘 운영해왔고 단 몇 달이라도 은행조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임원인사나 계열사 인사를 같이하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회장의 거취는 금감원 징계결과가 나온 이후 주주들이 판단할 몫으로 이미 그 에 맞춘 승계 절차도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 회장의 연임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이 크게 바뀌긴 어려운 상황인데다 중징계를 받고도 3년 임기를 그대로 채우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유일한 사내이사인 손 회장이 물러날 경우 우리금융 이사회에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회장 유고시 다른 임원이 이사를 맡을 수 있도록 승계 계획도 이미 세워놓은 상태다.

 

그동안 손 회장은 3분기 당기순이익 1조6천657억원을 달성하고 거침없는 인수합병 행보를 이어오는 등 연임 가능성을 높여왔으나 ‘DLF 제재심’이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EP

 

jsy@econ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정순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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