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양손에 놓인 ‘무더기 중징계’와 ‘책임론’의 무게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20/11/12 [10:02]

금감원 양손에 놓인 ‘무더기 중징계’와 ‘책임론’의 무게

현지용 기자 | 입력 : 2020/11/12 [10:02]

지난 달 28일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코노믹포스트=현지용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를 한 증권사 및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중징계를 내리자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태 발생에도 금융 당국이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금융사에게 전가한다는 이유다.

 

지난 10일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신한금융투자‧KB증권‧대신증권 등 3곳의 증권사 및 전‧현직 CEO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한 최종적인 실행이 윤석헌 금감원장의 손에 달린 가운데, 윤 원장은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제재 수위와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 사이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제재 수위가 중징계로 갈수록 금감원이 라임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기관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 원장 손에 놓인 금감원의 제재심 중 임원 징계의 경우 중징계인 ‘문책경고’는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다. 금감원장이 제재안을 수용할 시 징계에 대한 감면·감경·가중 선택이 가능하기에,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들과 전‧현직 CEO들의 운명은 윤 원장의 손짓으로 결정된다.

 

윤 원장은 지난 1월 언론을 통해 “제재심 결론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심의 결과에 그대로 결재한 바 있다. 올해 초 DLF 사태 때도 관련 금융사 임원에 대해 제재심에서 내린 중징계 원안도 두말없이 승인했다.

 

금융사 임원이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불가를 비롯해 향후 3~5년 간 금융사 재취업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것이 사실상 ‘업계를 떠나라’는 중형 선고와 마찬가지다. 특히나 라임펀드와 사모펀드 판매로 여러 곳의 금융사 CEO들이 당국으로부터 문책을 당하는 만큼, 이로 인한 대규모 방출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금융권 내부의 반발도 부푸는 모양새다. 금융사 CEO에 대한 중징계의 근거로 ‘내부통제기준 마련이 미비하다’는 이유를 대는 것은 책임전가라는 불만이 나오기 때문이다. 금감원 또한 금감원 출신 전 청와대 행정관의 라임사태와 관련한 뇌물수수 등 관련자들의 연관으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론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안팎에서는 책임론을 받고 있는 금감원이 이를 피하고자 중징계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도 연일 금감원의 부실 감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시민단체까지 등을 돌린 상태에서 금감원의 향후 행보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P

 

hjy@economicpost.co.kr

이코노믹포스트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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