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김지혜 기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말 정기 인사가 단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 사별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증권업계는 증시 호황으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다수 CEO가 연임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사모펀드 악재와 부진한 실적 등에 따라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호실적에 연임 성공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CEO임기만료가 임박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부국증권, 흥국증권 등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다수 증권사 CEO가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증권업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도 ‘동학개미운동’ 활약으로 인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대다수 CEO들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그간 성과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공존한다.
우선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공을 인정받아 이미 연임이 확정됐다.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859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부동산금융 및 채권사업을 성장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 대표는 오는 30일 개최되는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2월 30일까지다.
대표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 CEO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인 미래에셋대우 대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와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등이다. 이들 CEO는 올해 사상 최대실적 달성 등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중국 안방보험과의 소송에서도 1심에서 승소해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분기까지 8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국내 증권사 최초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까지 주목받으면서 무난하게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와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도 무난한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2337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투 역시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6% 늘어난 3,169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으로 보면 연임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동학개미운동에 따른 최대 수혜 증권사로 꼽히고 있다. 올 3분기 증권업계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한 게 이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키움은 개인 신규계좌와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인해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4% 급증한 영업이익 355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이현 대표 연임이 점쳐진다.
라임펀드 등 금융사고 악재 영향
다만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좌불안석인 증권사 CEO도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3연임을 앞두고 있어 거취가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대비 21.1% 하락한 42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1분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침체로 133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이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각종 펀드사태에 연루돼 있는 점도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라임펀드를 비롯 팝펀딩, 디스커버리펀드, 젠투파트너스펀드 등 문제가 불거진 펀드 관련 사건에 이름을 올려 피해보상 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증권업계 호황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홀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대표 연임 여부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412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67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38% 줄어든 수치다. 앞서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은 43억 원, 순이익은 5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었다.
KB증권의 두 대표는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각각 ‘주의적경고’와 ‘문책경고’를 받은 상태다. 특히 박정림 대표가 받은 문책경고는 향후 3년 동안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도록 규정됐다. 올해 마지막 금융위 정례회의는 이달 22일쯤 열릴 예정으로, 박 대표에 대한 최종 제재 여부는 내년 초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주의적 경고’란 경징계를 받아 연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KB증권은 IPO 등 IB 부문에서 큰 실적을 거뒀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에서 선방한 증권가 연말 인사는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조직 안정화’에 무게를 두는 방향”이라며 “실적과 금융 악재들이 연말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같은 요소로 연임 여부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각 CEO들은 산적한 과제로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EP sky@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믹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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