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인터뷰]함승희 강원랜드 대표.

"확고한 존립 명분 찾을 것".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5/09/10 [16:39]

[EP인터뷰]함승희 강원랜드 대표.

"확고한 존립 명분 찾을 것".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5/09/10 [16:39]
 


[이코노믹포스트=김진규기자]
  국회의원보다 '모래시계' 검사출신으로 더 잘 알려진 함승희(63) 대표이사는 강원랜드에서의 지난 10개월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지난해 11월에 취임한 이후 카지노 레저세 세금부과 논란, 계약직 무더기 해고예고 사태를 비롯해 오투리조트 150억원 기부금 소송사태, 선상카지노 내국인출입 추진, 진폐환자 궐기대회, 워터파크 지역갈등 등 한 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는 "지난 10개월간 정말 많은 것을 새로 배웠다"며 "강원랜드는 다른 공기업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특별한 공기업이라는 점을 여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을이 본격 시작되는 백로(白露)인 지난 8일 강원랜드 인근 식당 운암정에서 함승희 대표이사를 만나 10개월의 회고와 향후 운영계획 등에 대해 들어 봤다.

다음은 함 대표와 일문일답.

-취임 10개월이 됐다.

"강원랜드는 공기업이다. 때문에 감독기관인 중앙부처와 감사원 및 국회의 감독과 규제를 철저히 받고 있다. 10조원 가까운 자산을 가진 강원랜드는 5000명이 훌쩍 넘는 임직원과 하루 1만명의 내방객에 대한 모든 책임을 CEO가 져야 한다. 주인의식이 강한 지역주민을 비롯해 지역에 대한 공생발전을 우선 생각해야 하는 곳이 강원랜드다. 시설에서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한꺼번에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에 탈이 나면 고객들이 곧장 문제제기를 한다.

노사갈등이 심각해지면 영업에 차질은 물론 회사이미지도 나빠진다. 지난번 워터파크 문제로 갈등이 있었지만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가 부족하게 되면 안팎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 여기서는 매출이 높다고 인정 받는 곳은 아니다. 지역주민과 직원도 일종의 내부 고객이다. CEO는 내부고객과 외부고객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

-강원랜드 CEO는 어떤 자리인가.

"다른 공기업은 한 쪽만 생각하면 되겠지만 강원랜드는 전혀 다르다. 지역이나 지자체 등에서 요구하는 것은 경제적 부분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CEO는 경제적 요구조건에 법적 타당성을 생각해야 한다. 영업적 측면에서 사기업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지역을 놓고 보면 공공성이 강하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돈도 잘 벌어야 하지만 지역발전과 지역인재 채용에도 신경 써야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제대로 제공해야 한다. 감독기관에도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국회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욕구도 대단하다.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면 실패하게 된다. 강원랜드는 고도의 경영능력이 필요한 공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검사와 국회의원 경력을 경영에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가.

"내가 만일 검사만 하고 이곳에 왔다면 매일 갈등이 생겼을 것이다. 검사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갑의 위치이고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을 하고 국정포럼도 경험하면서 국가정책에 대한 마인드를 알게 됐다. 국가정책의 실패와 성공사례를 연구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정부정책은 국민과 집단의 지지가 없으면 도입도 불가능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검사와 국회의원 생활, 포럼 경험 등은 강원랜드 CEO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역과 워터파크 갈등을 겪으며 느낌 점에 대해 설명해달라.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워터파크 공사 중단과 설계변경에 대한 타당성을 공감하지 못한 것에 임직원은 물론 나 자신도 반성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해할 때까지 찾아가서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공사재개를 빨리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번 현수막 게첨을 보고 많이 아쉬웠다. 우리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노력들이 현수막으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참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거 봐라, 거친 곳에 가서 그 고생하느냐'며 위로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제는 그런 방법 말고 다른 개선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난 노조에도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에서 불만이나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지 현수막 걸고 투쟁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본다. 혼란과 갈등 속에서는 발전이 없다."

-지역주민들은 미래의 먹거리 발굴에 관심이 많다.

"충분히 공감한다. 미래전략팀에서 강원랜드의 새로운 사업들에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교류 및 마케팅부터 강원랜드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대로 된 사업을 찾기 위한 부단히 고민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의식 속에 미래 먹거리를 연구하는 중이다. 아직은 발표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반드시 미래를 책임질 사업을 찾아 낼 것이다."

-폐광특별법(폐특법)이 종료 시한이 10년 남았는데.

"폐광특별법이 오는 2025년 종료된다. 그러나 법안을 다시 10년 연장하려는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노키아 같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도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세상이다. 향후 10년은 머뭇거리다보면 금방 지나간다. 명분을 축적해야 한다. 먼저 임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지역주민도 마찬가지다. 이제부터 준비를 완벽히 해야 한다. 남들이 못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강원랜드만 할 수 있는 사업 말이다. 예를 들어 게임과 인터넷 중독자 등 비약물 중독치유센터를 세워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하는 사업 등이다. 이것은 사회경제적으로 필요한 사업이어야 한다. 내국인 출입카지노를 추가로 허용하게 되면 사회적 비용이 너무 커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중국은 마카오에 카지노를 허가했지만 본토는 절대 불허다. 한국과 일본은 국민정서가 이성적인 면보다 감성적이라서 주체를 못한다."

함 대표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22회(1980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를 거쳐 변호사 생활을 하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법무법인 대륙 대표변호사, 대한민국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포럼 오래’ 회장도 지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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