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셔가 보는 한국경제 체질 개선 시각'
'재벌' 아닌 '국민' 부유해져야".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5/09/11 [15:40]
[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기자] 미국 국무부 아태지역 상임자문을 지낸 데이비드 L. 애셔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위원은 11일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튼튼한 펀더멘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벌이 아닌 국민이 부유해지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애셔 연구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의 자립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는 수출중심형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시시각각 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도 한국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려 우선적으로 소비자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애셔 연구위원은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개인 소득세를 낮추는 것"이라며 "현재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은 33% 수준인데 이는 그만큼 감세의 폭이 크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애셔 연구위원은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10월 중 깜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아시아 신흥국 그 중에서도 특히 채권시장이 많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애셔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전문.
-한국이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튼튼한 펀더멘탈을 갖추려면.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최근 한국도 소비자 중심의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경제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과 제조기반을 갖추고 있고 삼성, 현대, LG 등 굴지의 대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거기에 수출주도형 성장을 오랜시간 유지해온 탓에 내수시장 살리기가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 한국이 내수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세다. 한국은 법인세가 낮은 반면 개인 소득세는 상당히 높다. 개인 소득세를 현 수준에서 대폭 낮춰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 가계에서 내는 세금을 인하시켜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국은 GDP 대비 부채비율이 33%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감세폭도 크게 할 수 있다. 재벌이 아닌 국민이 부유해지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한국 경제의 자립성을 키울 수 있다."
-예상하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는.
"개인적으로는 10월께 깜짝 소식이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내외 여건 등으로 그동안 금리인상을 미뤄왔는데 올해 10월 늦어도 12월에는 물가안정을 위해 인상을 해야 한다.
-미 금리인상이 아시아 신흥국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4%대에 도달한다면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50bp까지 올릴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 특히 회사채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며 관련 사업자들도 위험해진다.
-현재 한국의 금융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 한국 정부는 금융시장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단 아직 한국 금융시장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다. 냉정하게 말하면 플레이어에 속해 있지만 주요 플레이어는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 금융시장이 더 활기를 띠려면 앞으로 다른 국가들과 파트너를 맺어서 동반성장을 노려야 한다.
-한국 최대 무역국인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중국은 고립된 나라가 아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 경제가 중요한 이유다. 중국은 자본주의 경제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자꾸 시장을 관리하려 하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 기조를 유지하며 자본주의를 펼치려다 보니 자기모순에 빠져버렸다. 중국이 달라지기 위해선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과도한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과잉 상태인 은행 신용 대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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