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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 누가 되든 갈길 멀다"
경제난 등 난제 산적.
기사입력  2015/10/26 [13:23] 트위터 노출 944,621 페이스북 확산 0   이코노믹포스트

 

▲ Photo by AP]


[이코노믹포스트=곽현영기자]
  25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중도 좌파의 집권당 '승리를 위한 전선'의 다니엘 시올리(58)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다음달 22일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도 우파 야당인 공화주의제안당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후보 측은 마크리 후보가 결선투표를 위한 충분한 표를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C5N TV는 시올리가 큰 차이로 마크리를 리드하고 있다고 보도해 아직 결선투표 실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들은 결선투표가 실시되더라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츠네르 대통령이 지지한 시올리 후보가 결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매우 힘겨운 과제들을 페르난데스로부터 물려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 몇 년 간 아르헨티나가 겪고 있는 경제난과 네스토르와 페르난데스 부부의 12년에 걸친 통치를 통해 심화될대로 심화된 극심한 양극화, 2001년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을 둘러싼 미 헤지펀드들과의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 조정,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부패 의혹에 대한 처리 등 쉽게 처리하기 힘든 과제들이 산적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3기 연임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페르난데스의 출마가 원천봉쇄됐지만 그녀는 여전히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12년에 걸친 키르치네르 부부 대통령의 시대가 외견상으로는 막을 내리게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페르난데스의 지배가 계속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올리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정책들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해 왔다. 페르난데스는 또 설령 야당 후보가 승리한다 해도 자신이 서명했던 연금과 최대 석유기업 국영화 등 주요 경제정책들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안 도입으로 안전장치까지 마련해 놓았다.

▲ 경제난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0.5%의 경제성장에 그치는 등 지난 4년 간 거의 제로 성장에 가까운 저성장에 머물렀다.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은 모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경제가 0.7% 위축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은 전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의 버팀목이던 국제 상품 가격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아르헨티나에 자금줄 역할을 해온 중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아르헨티나 경제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진 형편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공식 통계로는 14.5%이지만 실제로는 최소 30%는 넘을 것이라고 대부분 경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당국이 통계를 조작함으로써 실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시절 복지 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이 크게 증가한 것 역시 아르헨티나 경제가 안고 있는 큰 문제이다. 하지만 빈곤율에 대한 통계 역시 조작돼 실제 빈곤층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는 형편이다.

마틴 레드라도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장은 그러나 중앙은행의 현금 잔고가 거의 바닥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레드라도는 자신이 중앙은행 총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만 해도 50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복지 프로그램에 돈을 펑펑 쓰느라 현재는 중앙은행 금고가 바닥났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남편이던 네스토르가 처음 대통령이 됐던 2003년만 해도 빈곤율이 50%에 육박했다면서 지금의 아르헨티나는 그때와 비교하면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녀의 말대로 아르헨티나가 2003년과 비교하면 크게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지난 4년만을 놓고 보면 아르헨티나가 사실상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 극심한 양극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집권 8년은 한 마디로 "대립"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녀에 대한 지지층과 반대층이 극명하게 갈렸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자신도 이런 대립 전략을 구사했다고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적 아니면 동지"로 양분돼 가족과 친구, 이웃, 사회 전체가 서로 대립과 반목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페르난데스의 후계자는 이러한 대립을 해소해야만 한다. 페르난데스의 퇴임으로 아르헨티나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 미 채권단과의 채무 조정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후 미 헤지펀드사들은 소송을 통해 아르헨티나에 1000억 달러의 채무를 갚으라는 명령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채무 상환을 거부하면서 채무 재조정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페르난데스의 채무 이행 거부는 아르헨티나 국민들로부터는 인기를 끌었지만 IMF 등 국제금융기관들과 채권단과의 관계는 더욱 냉각되게 만들었다. 페르난데스가 물러난 뒤 한층 거세질 국제채권단의 채무 상환 요구에 중앙은행 잔고가 바닥난 아르헨티나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대통령의 부패 의혹 처리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개인재산은 지난 10년 간 크게 불어났다. 그녀의 가족이 파타고니아에서 운영하는 호텔이 돈세탁에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수색영장 발부를 명령했던 판사가 조사 과정에서 배제되는 등 수사에 대한 방해가 극심하다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올 초에는 지난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대문화센터에 대한 이란의 폭파 의혹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내린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려던 알베르토 니스만 검사가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됐다. 니스만이 살해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지만 진실은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여전히 4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는 페르난데스에 대해 이번 대선에는 헌법에 따라 나서지 못했지만 2019년 대선에서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할 것이란 예상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녀가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이 그녀의 부패 의혹 수사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골치아픈 숙제가 될 것이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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