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장은 1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은 성장을 넘어 성숙의 대학으로 도약하기위해 기반을 닦은 시기였다"고 1년간의 생활을 자평했다.
이 총장이 생각하는 성숙은 바른 변화와 가치·브랜드, 바른길, 다양성으로 성장(빠른변화·수치·지표·지름길·일사분란)과는 다르다.
이 총장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8관왕 등 눈에 띄는 대외적인 성과들도 많았지만, 대학 조직원들의 소통 시스템 체계화가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 취임 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사업도 순항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모범생을 넘어 모험생을 키우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재차 언급했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전북대 제17대 총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소회가 있다면.
"성장을 넘어 성숙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던 시간이었다. 시간이 시위를 떠난 화살 같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새삼 실감하고 있다.
힘들었지만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에 우리 대학이 각종 대외 평가에서 국내 종합 대학 중 Top10 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고, 새롭게 추진하고자 했던 사업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보람도 크다. 앞으로도 대학 발전이라는 초심과 기본을 잃지 않도록 겸허한 자세로 묵묵히 노력하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무엇인가.
"대학의 위상 상승이나 정부 재정지원 사업 유치 같은 눈에 띄는 성과들도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소통 시스템을 체계화한 것을 들고 싶다. 이 업무를 전담할 부서를 총장 직속으로 설치했다. 구성원들과 말뿐이 아닌 눈빛을 주고받는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소통은 필수이다. 총장과 구성원간 소통은 물론이고 구성원 간 소통도 잘 이뤄져야 하고,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8관왕을 했는 데.
"올해 교육부가 추진한 주요 재정지원 사업은 대학 특성화사업(CK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 두뇌한국(BK) 21+ 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사업), 평생학습 중심대학 지원사업,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국립대학 혁신 지원사업 이렇게 여덟가지이다.
전국 대학 중 우리 대학이 유일하게 이들 사업에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는 데, 특히 대학 특성화사업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ACE대학 사업에서는 국립대 중 유일하게 8년 연속 선정됐다. 이를 통해 26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확보해 학생 교육 분야와 경쟁력 향상 사업에 투자할 수 있었다."
-교육부가 평가를 통해 대학입학 정원을 강제로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 인구 추계를 보면 앞으로 3년 후인 2018년에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보다 많아지는 대입정원 역전형상이 벌어지고, 불과 8년 후인 2023년에는 대입정원보다 무려 16만 명이 부족해진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면 전국 대학들이 우후죽순 문을 닫게 될 텐데 이런 국가적 혼란을 미리 막기 위해 교육부가 전국 대학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A에서 E등급까지 총 다섯 등급으로 나눠 정원을 자율적으로 또는 강제적으로 감축하도록 했다.
이 구조개혁 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아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이 평가는 교육여건 6개 부문을 비롯해 총 12개 부문을 평가했는데 우리 대학은 9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만큼 학생 교육을 위한 여건이 탄탄하고 대학운영 성과나 비전이 탁월했다고 할 수 있다."
-전북대는 국립이기 때문에 국가 예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 성과가 있었나.
"예산 폭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신규사업과 계속사업을 포함해 개교 이래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신규사업의 경우 국제컨벤션센터와 정문 겸 학생시민교류센터 신축 예산으로 246억원을 확보했다.
계속사업의 경우에는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배정받아 조기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는데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표적으로 2017년 말 준공 예정이었던 인문사회융합관 신축은 남아 있는 예산 83억원 전액을 투입해 내년에 완공하고, 2018년 완공하기로 한 정읍 산학연협력지원센터 건립도 1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현재 내부시설 마무리 작업만을 남겨둔 국제교류어학원 신축 사업 예산 56억 7000만원을 대학회계에서 전액 확보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신년부터 공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총장이 강조했던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에 나름의 성과가 있었나.
"이번 국가예산 확보를 계기로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 사업과 명품 캠퍼스 둘레길 조성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국제컨벤션센터는 전주덕진공원 옆 학군단 부지에 한옥형으로 건립하고, 정문 겸 학생시민교류센터 역시 단순 출입문 개념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백제전통양식의 한옥형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정문과 덕진공원의 중간 위치인 서문(옛 정문) 부근에 한옥형 지역농업산업화연구센터와 로컬푸드마켓, 전북대햄 델리샵, 새마을 금고 등을 포함한 한옥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현 정문에서 덕진공원, 건지산으로 이어지는 캠퍼스 둘레길에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의 랜드마크가 들어서게 되고, 지역 한류문화 창조와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약대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는 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약학대학 유치는 우리 대학 경쟁력 향상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내야 할 절박한 일이다. 그래서 취임 직후 약학대학유치추진단을 구성해 국내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대학 실정에 맞는 약학대학의 뼈대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약학대학은 약사만을 양성하는 1차적 소임을 넘어 의약품 산업과 연계한 신약 개발의 핵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연구·임상 약사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우리 대학은 올해 신약개발연구소를 열어 신약 연구 및 개발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연구·임상 중심의 약대 유치에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제주대, 동아대와 협력하기로해 약대 유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어디에 역점을 두고 대학을 운영할 계획인가.
"대학의 기본 역할은 교육과 연구이다. 학생들에게 쾌적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1학과 1스마트 강의실' 구축 사업을 비롯해 '1004 릴레이 기부운동'과 같은 발전기금 모금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 또 직원들의 직무능력 분석을 통한 인력 재배치와 국비조교 재배치를 통해 인력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사업과 성장을 넘어 성숙의 대학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개교 70주년 준비도 철저히 하겠다. 아울러 국제종합대학과 평생교육 단과대학의 설치·운영, 월드클래스 학문분야 육성 등 국제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문·문화 융성사업, 공연예술단 창단, 인문학대중화 사업 등도 적극 추진해 문화와 가치를 중시하는 지역속의 대학,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을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 구성원과 전북도민들에게도 한말씀 한다면.
"대학과 지역 발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지역 대학이 발전해야 그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이 잘 돼야 지역 대학도 잘 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대학과 지역사회 간에 보이지 않은 여러 가지 벽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역 대학에 대한 불신이나 대학과 지역은 별개라는 인식 등이 대표적인 예이며, 이런 벽을 허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하면 서로 이해하게 되고, 공감할 수 있다. 대학과 지역은 하나의 유기체이다.대학이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