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둘로 갈리고 있다"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6/02/27 [14:38]

"영국이 둘로 갈리고 있다"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2/27 [14:38]

 

 


[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 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지난 19일(현지시간)영국의 유럽연합(EU)잔류를 위한 개혁안 협상을 타결했다. 캐머런 총리가 오는 6월 23일 국민투표를 통해 EU 회원국 자격 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후 영국 내에서는 일명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브렉시트 지지 선언으로 보수당 정부에 반기를 들었고,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EU개혁안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캐머런에게 강펀치를 날렸다. 존슨 런던 시장과 고브 법무장관은 모두 보수당 소속이면서 캐머런 총리와는 옥스퍼드대 동문 사이이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장관 5명 중 1명인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지난 23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가 EU개혁안을 뒤집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사법재판소는 기존 조약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EU개혁안에 구속받지 않는다는 점이 팩트(사실)”라면서 “우리는 이것(조약 변경)이 언제 이뤄질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즉각 “EU개혁안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으며, 제러미 라이트 검찰총장도 이에 동조했다. 영국정부는 EU합의안을 유엔에 등록하기까지 했다. 또한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은 EU개혁안이 “불가역적(irreversible)이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말해 캐머런 총리를 지원 사격했다.

고브 법무장관의 거센 공격에 당황한 ‘EU잔류’측 내각 각료들은 캐머런 총리에게 고브 장관의 해임도 요구했으나,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주요 20개국(G20)에 브렉시트 위험성을 경고해달라며 ‘SOS’를 쳤다. 보수당과 캐머런 총리 내각이 브렉시트를 놓고 계속 내홍에 휩싸이자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 위기를 돌파하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현재 보수당 하원의원 총 330명 중 탈퇴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120명이나 되며, 캐머런 총리에 등을 돌린 장관들은 6명이다. 야당인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잔류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치권에서는 브렉시트를 놓고 여야가 아닌 여당 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 영국 경제계에서는 EU 잔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198개 영국 기업의 이사회 의장 또는 최고경영자(CEO)들은 23일 더 타임스에 EU 잔류를 호소하는 광고를 실었다.

오는 6월 23일 브렉시트 여부를 가리는 국민투표를 치르는 영국 국민들의 여론은 ‘반반’이다. 지난 24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8%가 브렉시트를 지지했으며, 37%는 EU 잔류를 지지했다. 유고브가 EU개혁안 협상 타결 전인 1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탈퇴 지지율(45%)이 잔류 지지율(36%)보다 9% 높았다. EP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