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포스트=황채원기자]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국제유가의 '최악 국면'이 드디어 끝나고, 올 3분기 말쯤 원유 수요와 공급이 재균형을 이루면서 내년 초쯤에는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한 '글로벌 상품 정상회담'에 참석한 석유업계 관계자들이 일제히 유가 회복을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4위의 원유거래업체인 스위스 군보르 그룹의 토르뵤른 토른퀴비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회의에서 "하락장을 뒤로 하고 있다"는 말로 유가 폭락의 최악 국면이 지나갔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것은 분명히 (유가폭락) 끝의 시작"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많은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부터 추세는 (유가)상승"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상품거래기업인 트라피규라 그룹의 제러미 위어 CEO는 " 현금부족에 시달리는 원유생산업자들이 과잉생산을 줄이면서, 오는 3분기 말쯤에는 글로벌 원유 공급과 수요가 '재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치적으로나 어떤 이유에서 파국적인 상황이 벌어지지만 않는다면 (유가의) 바닥을 목목격한 상태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의 마르코 더넌드 CEO는 "시장이 회복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50달러 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렌코어의 알렉스 비어드 CEO는 다소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원유시장에 과잉 공급된 원유가 여전히 3억 배럴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먹어치워야 할 (원유)비축량이 매우 많다"며 " (공급과 수요가) 재균형 쪽으로 움직이길 희망하지만 (기대만큼)빨리 이뤄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상품거래 전문가 대다수는 이란이 생산량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복귀하기까지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비톨 그룹의 이언 테일러 CEO는 " 원유생산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자금을 이란에 보내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트라피규라의 위어 CEO 역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아직도 완전히 해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이란과의 원유거래에 대해 조심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한편 12일 국제유가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 동결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4개월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81달러(4.5%) 상승한 배럴당 42.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