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 돈 푸는 통화정책 도입하지 않을것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4/18 [16:26]
[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한이 있어도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통화정책을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부양책으로 달러화를 찍어내는 관행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9년 금융위기 직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부양책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뒤로 국제유가 폭락과 서방국가 경제제재 등으로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욱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동안에도 추가 부양책을 도입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경기부양책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대규모 재정지출 삭감 등 각종 재정개혁으로 경제가 부정적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러시아의 통화정책을 두고 "가장 정통적(Most Orthodox)"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정통 정책'을 고집한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7% 수축하고, 올해에도 약 1.3~1.5%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생중계 전 국민 전화응답 연례행사에서도 경기부양책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인쇄하는 것이 아닌 러시아의 경제적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며 "투자자금을 유치해 우리 경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바꾸고 수요를 창출해 국민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주요 안건"이라고 말했다.
이는 12일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책임감있는 거시경제 정책과 구조조정으로 금융시장을 개발해야만 한다고"말한 것과 같은 맥을 같이 한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12월 루블화 가치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대폭 인상한 뒤 점차 금리를 정상화시켜 현재 11%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BoJ) 등이 제로금리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공격적으로 돈을 풀어야만 한다고 지적했지만, 러시아 중앙은행 측은 오히려 이는 지나친 변동성을 유발하기만 한다고 반발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일각에서 러시아가 돈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을 조작해 경제성장을 가속하는 것은 거대한 환상일 뿐"이라며 "결국 인플레이션 악순환에 빠져 투자 위험성을 확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줄여야만 러시아 경제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러시아의 3월 인플레이션은 7.3%로 지난해 12월(12.9%)보다 5.6%포인트다 감소했다. 중앙은행은 2017년까지 인플레이션을 4%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반등한다고 해도 중기적으로는 GDP 성장률을 -1.5~2% 수준보다 많이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경제성장의 열쇠는 순수히 내부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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