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외 부동산 새로운 이슈 부상 전망

이코노믹포스트 | 기사입력 2016/05/31 [10:30]

트럼프, 해외 부동산 새로운 이슈 부상 전망

이코노믹포스트 | 입력 : 2016/05/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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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포스트=박재경기자] 
미국 공화당의 올해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해외 부동산 문제가 대선과정에서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터키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아제르바이잔 등 전 세계 18곳에서 호텔, 리조트 등 부동산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 될 경우 경영자와 국가 지도자로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만일 트럼프가 올해 대선에서 당선이 된다면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왕국’을 거느린 최초의 미국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낳게 될 것이며, 그의 해외 부동산 사업은 ‘회색지대’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17일 WP는 트럼프의 해외 부동산 사업이 이탈리아 마피아 3대 조직 중 하나인 ‘코사 노스트라’와 연계돼 있다는 보도를 했었다.

카스피 해 연안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 수도인 바쿠의 한 복판에 짓다가 만 오성급 호텔 하나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골조만 완성된 된 채 공사가 중단된 33층짜리 건물은 유령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다만 ‘TRUMP TOWER(트럼프 타워)’라고 흰색 글씨만이 건물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바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 건설 공사는 지난해 중단됐다.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의 돈줄이 장기간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급격히 말라붙었기 때문이다.

바쿠의 트럼프 타워에 투자한 현지인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소유주 등은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계약 조건을 다시 협상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을 달고 있는 이 빌딩에 한 푼도 투자를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사용할 권리를 돈을 받고 팔았을 뿐이다. 호텔이 문을 열 경우 운영권도 트럼프의 소유다. 바쿠의 투자자들은 거액의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지만, 트럼프는 가만히 앉아서 수백 만 달러를 챙긴 것이다.

◇ ‘글로벌 비즈니스 왕국’ 거느린 최초의 미국대통령.

트럼프는 2014년 1월~ 2015년 7월 사이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 프로젝트를 통해 250만 달러(약 29억7500만 원)를 벌어들였다. 그 이후 이들 빌딩들에 대한 관리 비용 명목으로 32만 3000달러를 추가로 챙겼다.

만일 그가 올해 대선에서 당선이 된다면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왕국’을 거느린 최초의 미국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낳게 된다. 그의 부동산 왕국은 해외에 7개의 리조트 및 호텔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11개의 프로젝트까지 완성된다면 트럼프 왕국의 해외 거점들은 터키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아제르바이잔 등 최소한 18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 트럼프 왕국 경영자로서의 이해관계와 대통령으로서의 의무가 서로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아제르바이잔의 부패한 권문세가와 호텔사업.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와 이란 등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전략적인 요충지이다. 트럼프와 손을 잡은 아제르바이잔의 사업 파트너는 젊은 억만장자인 아나르 마마도프(35)다. 마마도프 가문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오랫동안 정치권력과 금권을 휘둘러온 부패한 권문세가 중 하나이다.

마마도프의 재산 형성과정을 추적해온 현지 언론인들의 말에 따르면 마마도프의 재산은 대부분 시커먼 정경유착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지금도 현직 교통부 장관인 그의 부친이 마마도프에게 건설계약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마마도프로부터 ‘트럼프 타워’ 상호 사용 비용을 받았을 뿐 아니라 호텔 운영권도 소유하게 된다.

트럼프는 만일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자신의 개인적인 해외 사업과 국가경영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트럼프의 법률자문인 앨런 가튼은 양자 간 이해관계의 충돌이 없게 잘 정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을 했을 뿐이다.

가튼은 “트럼프는 앞으로 회사 경영에 간여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회사는 어떤 충돌이나 부적절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격한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들은 그가 당선될 경우 사적인 경영과 국가 운영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해외 부동산 사업이 새삼 주목을 받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이들 중 상당수가 해외의 부패한 세력들과 손을 잡고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마도프 가문은 정경유착을 통해 부를 형성한 아제르바이잔의 부패한 갑부들 중 하나이다. 아나르 마마도프의 아버지인 지야 마마도프는 단지 교통장관일 뿐이 아니다. 아버지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아 아제르바이잔을 통치하고 있는 일함 일리예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인 것이다.

마마도프가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자신의 호텔을 ‘트럼프 타워’로 명명한 이유는 트럼프가 아제르바이잔의 정치인 및 기업가 등 고객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제 트럼프가 미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그의 이름은 더욱 주가를 올리고 있다.

그가 미국대통령으로 당선되기라도 한다면 그 투자가치는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게 마마도프 측의 계산이다.

◇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과도 해외 부동산 사업 벌여.

트럼프의 해외 부동산 사업은 이탈리아 마피아 3대 조직 중 하나인 ‘코사 노스트라’와 연계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7일 WP 코사 노스트라와 연루된 펠릭스 세이터(50)라는 인물의 법정 증언 등 이제까지의 행적을 추적해 트럼프와 마피아 간의 유착관계 정황을 전했다.

WP가 추적한 세이터는 트럼프의 부동산 사업 파트너인 ‘베이록’의 간부 출신이다. 폭력과 증권 사기 등의 전과를 지녔으며, 국가 정보기관의 정보원 노릇도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세이터는 2013년 한 법정 증언에서 자신이 6년 여 동안 트럼프의 사무실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사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세이터는 트럼프와 자신이 금방 의기투합했다고 주장했다. 숱하게 단둘이 만날 만큼 친해졌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수시로 만나 로스앤젤레스와 우크라이나, 중국 등지의 사업을 논의했다. 해외 부동산 사업의 실무는 주로 세이터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이터는 트럼프의 자산관리 회사인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Trump Organization)’의 사무실과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세이터는 트럼프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콜로라도에 가기도 했으며, 트럼프의 자녀인 도널드 주니어와 이반카 등과 함께 모스크바에 동행해 달라는 사적인 요청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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